폭동 때 시위대에 문 열어준 '룰라 측근' 브라질 안보실장 사임
"대통령궁 침입 시위자들과 악수하기도"…당시 CCTV 영상 공개 후폭풍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지난 1월 8일 브라질에서 발생한 대선불복 폭동 당시 대통령 국가안보실(GSI) 실장이 대통령궁에 난입한 시위자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듯한 모습이 담긴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정치권의 거센 비판 속에 안보실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CNN 브라질은 19일(현지시간) 1·8 폭동 당시 대통령궁에 침입한 일부 시위대의 모습을 녹화한 CCTV 영상을 확보해 보도했다.
브라질 정부에서 "이미 검찰에서 파악한 증거자료"라고 밝힌 해당 영상에는 시위대가 대통령궁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거나 소화기를 들고 이동하는 장면이 찍혔다.
CNN 브라질은 해당 영상에서 마르쿠 에드송 곤사우베스 디아스 안보실장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CNN은 "디아스 실장은 대통령궁 내부에서 시위대와 만나 이야기하거나 문을 열어주고 악수하기도 했다"며 "일부 시위대에겐 비상구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궁 보안 최고 책임자인 안보실장의 미온적 대처 논란에 브라질 야당을 중심으로는 성토가 이어졌다. "룰라 행정부에서 되레 건물 침입을 허용했다는 뜻"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후폭풍이 거세지자 디아스 안보실장은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반발하다 결국 사의를 표명했고, 룰라도 이를 받아들였다.
디아스는 현지 기자에게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한다. 3∼4층에 있던 사람들에게 2층으로 내려보냈고, 내부에 약탈이 없는지 확인하러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G1은 전했다.
룰라 3기 정부에서 낙마한 첫번째 인사로 기록된 디아스는 퇴역 군인 출신으로, 룰라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2003∼2010년 룰라 1·2기 정부에서도 지근거리에서 룰라 경호 업무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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