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러시아에 보드카 안판다…스웨덴산 앱솔루트 수출 중단

입력 2023-04-19 11:31
수정 2023-04-19 17:50
'본고장' 러시아에 보드카 안판다…스웨덴산 앱솔루트 수출 중단

우크라戰 후 멈췄던 판매 재개했다가 보이콧 '역풍'에 유턴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스웨덴의 유명 보드카 제조사 앱솔루트가 '보드카 본고장' 러시아에 중단했던 수출을 일부 재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다시 모든 수출을 중단한다며 백기를 들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파니 뒤루 앱솔루트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직원과 파트너가 많은 비판에 노출되도록 할 수 없다"며 러시아에 대한 앱솔루트 보드카 수출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스웨덴에서는 지난주 앱솔루트가 러시아에 보드카를 일부 수출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 엄청난 반발이 일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매우 놀랐다"고 말하는 등 정치권에서 비판이 비등했고, 수도 스톡홀름의 유명 술집과 식당들은 해당 브랜드 주류 판매를 중단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도덕 붕괴', '줏대 없는 행동', '푸틴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불매 운동이 확산했다.

앱솔루트의 모회사인 프랑스 주류기업 페르노리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인 지난해 3월부터 러시아 수출을 중단했지만, 이달 초 일부 수출을 재개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르노리카는 러시아에 있는 자사 직원이 형사 책임과 '의도적 파산' 혐의를 받지 않을 정도의 양만 다시 판매했다는 해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 철수한 일부 서방 기업들은 생산 중단이나 공장 휴업이 고의로 사업을 파산시킨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전까지 페르노리카는 연간 판매량의 3%를 러시아 시장에서 기록했다.

페르노리카는 대러 수출을 완전히 중단하지만, 병행수입으로 자사 제품이 러시아에서 유통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는 전쟁 이후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공식 수입업자의 허가 없이 수입하는 병행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페르노리카가 앱솔루트가 아닌 다른 브랜드 주류를 계속 러시아에 제한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수출을 중단하지 않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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