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타링크 등 위성 인터넷 무력화 기술 개발 중"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차단을 위해 벌인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 무력화 시도가 알려진 것보다 더욱 정교한 수준이었다는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가 있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가 새로 입수한 미 당국의 유출 기밀문서를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망을 차단하기 위해 수개월간 토볼(Tobol) 전자전 시스템을 실험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역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모스크바 인근과 크림반도 인근,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 인근 등 3개 지역에 배치된 티볼-1을 이용해 스타링크 무력화 실험을 진행했다.
WP는 러시아가 지난해 9월 25일간의 일정으로 실험을 시작했으나, 5개월여가 지난 시점까지도 계속되고 있었다는 것이 정보당국의 평가였다고 전했다.
미 우주안보재단(SWF)에 따르면 토볼 전자전 시스템은 러시아 내 7곳에 배치돼 있으며 모두 위성 추적기지 인근에 있다.
위성 간섭 시도는 인공위성이나 지상 수신소를 통해 이뤄지는 데 토볼 전자전 시스템은 상향링크 재밍(통신 교란 공격)을 통한 위성 직접 공격방식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토볼 기지 위치를 보면 자국 위성 방어를 위한 방어적인 성격이 확인되지만 이번에 미국 기밀문서에 언급된 3곳은 모두 공격이 용이한 우크라이나 인접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새로 확인한 기밀문서는 지난달 작성된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의 위성 인터넷 차단 시도가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발생한 인터넷 접속 장애가 러시아의 티볼 전자전 시스템 또는 트럭에 올려 사용하는 티라다(Tirada)-2 시스템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동안 가설로만 존재하던 크렘린의 위성 보호 프로그램이 적국의 위성 공격용으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고 WP는 지적했다.
WSF의 브라이언 위든은 러시아가 간섭 신호를 분석해 대응 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자국 위성에 대한 간섭이나 재밍 시도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진 토볼을 통해 위성 방어에 성공했다면 똑같은 기술을 이용해 다른 나라의 위성을 공격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대변인을 통해 러시아의 인터넷 차단 노력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무력화하는 조처를 한 상태라고 밝혔으나 미 국방부와 워싱턴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5월 러시아가 스타링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재밍과 해킹 시도에도 스타링크가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말한 바 있다.
스타링크는 개전 이후 러시아군이 무전기와 핸드폰과 같은 육상 통신망을 무력화한 상태에서 우크라이나군의 통신과 정보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다 지난해 가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비상 스타링크 서비스에 대한 지원 중단을 위협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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