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법원, 도로 반복봉쇄 기후활동가들에 최고 5개월 징역형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법원이 도로를 거듭 점거해 봉쇄한 기후활동단체 마지막세대 소속 활동가들에 3∼5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금까지 독일에서 마지막세대에 내려진 가장 엄한 형벌이다.
독일 남서부 슈투트가르트 인근 하일브론 지방법원은 17일(현지시간) 협박 혐의로 마지막세대 소속 남성 활동가 2명과 여성 활동가 1명에게 각각 5개월, 4개월,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독일 디벨트 등이 18일 전했다.
또 다른 남성 활동가 1명에게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 활동가 4명은 지난 3월 6일 독일 하일브론의 주요 도로를 점거·봉쇄하고 기후변화에 대한 조속한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 활동가 4명 중 3명은 같은 날 오전 법원에서 앞서 또 다른 도로 봉쇄 시위를 벌인 혐의로 벌금·구금형을 받은 후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활동가는 도로 위 아스팔트에 순간접착제로 손을 접착하려다 성공하지 못하자, 서로의 손을 접착하기도 했다.
검찰은 "더 빠른 재범행은 있을 수 없었다"면서 "피고인들은 교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첫 판결을 스스로 한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지 않았다"면서 "피고인 4명 중 3명은 계속 또다시 도로를 봉쇄하겠다고 해 징역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 피고인은 이날 법정에서 "해당 시위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조처가 불충분하다는 것에 대해 주의를 끌고 싶었다"면서 "나중에 사람들에게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할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고인은 "현재 상황에서는 도로봉쇄 외에 효과적인 시위 형태는 없다.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되고, 아무것도 파괴하는 게 없으며, 아무에게도 폭력을 가하지 않는다"면서 "나는 우리 시위가 범죄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후진술 도중 피고인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방청객은 일부 손뼉을 쳤다. 판사는 일시 휴정을 하고 일부 방청객을 법정에서 내보냈다.
하일브론 법원 앞에서는 기후활동가 20여명이 이날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기후활동가가 아닌 기후파괴자를 법정에", "기후보호는 범죄가 아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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