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中엔지니어 파키스탄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

입력 2023-04-17 15:14
홍콩매체 "中엔지니어 파키스탄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

"성난 군중, 엔지니어 공격하려 몰려들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인 엔지니어가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북부 경찰은 전날 저녁 카이버·파크툰크와주(州) 어퍼 코히스탄의 다수 댐 수력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중국 거저우바 그룹 직원인 중국인 엔지니어를 체포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시민-경찰 연락 위원회의 한 소식통은 SCMP에 현지 경찰이 "심각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해당 엔지니어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서 벌어진 말싸움 도중 해당 엔지니어가 신성모독 발언을 했다며 성난 군중이 그를 공격하려 모여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 기간 작업 속도가 더딘 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격렬한 말싸움 도중 해당 엔지니어가 알라신을 모욕했다면서 분노한 수십명의 파키스탄 노동자들이 엔지니어의 사무실 앞으로 모여들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해당 엔지니어가 현재 경찰서에 구금돼 있다고 전했다.

중국인 엔지니어가 신성모독을 했다는 소문이 인근 마을로 퍼져나가면서 수백명이 파키스탄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육로인 카라코람 고속도로를 봉쇄하기 위해 모여들어 구호를 외쳤다.

이에 경찰과 다수 댐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중국인의 경호를 위해 배치된 준군사조직 병사들이 이들을 저지했다. 병사들이 폭동 방지를 위해 공중에 경고 사격을 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도 나왔다.

시위대는 현지 관리들이 지역사회 지도자들에게 해당 중국인 엔지니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약속하자 약 4시간 만에 해산했다.

소식통은 현지 종교 지도자들이 이날 신성모독과 관련해 고소 절차를 밟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키스탄에서 신성모독 죄는 벌금형부터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우방이자 주요 투자국이다.

그러나 중국과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가 늘어나면서 중국인들이 종종 공격에 노출됐다.

파키스탄 일부 지역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현지 자원을 빼앗기만 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하고 있다.

2021년 7월에는 다수 댐 건설 현장 통근 버스가 자살 폭탄 공격을 받아 중국인 9명 등 13명이 숨졌다.

이후 이 댐 건설 현장 중국인 근로자에 대한 경호가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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