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북서부 사이클론 '일사' 상륙…14년만에 가장 강력
일부 광산 조업 중단…최대 철광석 수출지 포트 헤들랜드도 폐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14년 만에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으로 꼽히는 '일사'가 호주 북서부 지역에 상륙했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에 따르면 사이클론 일사는 이날 자정께 최고 시속 315㎞의 강풍을 동반한 채 호주 북서부 파르두 마을 인근에 상륙했다.
일사는 호주 대륙 상륙 당시 가장 높은 등급인 5등급으로 발전했다. 호주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WA)주 해안에 5등급 사이클론이 상륙한 것은 2009년 사이클론 '로런스' 이후 처음이다.
호주 기상청은 일사가 베두트 섬에서 10분간 평균 시속 218㎞의 풍속을 유지해 역대 최고 풍속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전 기록은 2007년 사이클론 '조지'가 만든 시속 194㎞이다.
현재 일사는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3등급으로 약화했지만, 여전히 순간 시속 200㎞에 육박하는 강풍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 당국은 사이클론이 상륙하기 전 예상 경로에 있는 주민들에게 적색경보를 내리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사이클론이 상륙하자 당국은 "대피하기엔 이미 늦었다. 실내에 머무르라"고 당부하고 있다.
바다에서 발생하는 사이클론은 통상 육지를 통과하며 점점 약해진다. 하지만 호주 기상청은 일사가 며칠 동안 광활한 호주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하면서 이례적으로 지금의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다.
일사의 예상 경로에는 주거 지역은 별로 없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WA주 텔퍼의 뉴크레스트 금광을 포함해 일부 광산들이 조업을 중단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지인 포트 헤들랜드는 지난 13일부터 이미 폐쇄된 상태라고 전했다.
WA주는 철광석, 구리, 금이 많이 매장돼 있어 호주에서 가장 큰 광산업 본거지로 꼽힌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일사로 인해 철광석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서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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