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외무, 방중 앞서 '대만해협 긴장고조 불가' 경고

입력 2023-04-14 01:33
독일 외무, 방중 앞서 '대만해협 긴장고조 불가' 경고

"한국은 밀접한 동맹국…북미사일 위협 인도태평양 지역안정 협의"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중국과 우리나라 방문을 위해 출국하면서 낸 성명에서 유럽은 대만해협에서 현재 상태가 일방적으로 변경되거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주 중국방문을 마치고 프랑스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대만 문제를 "우리 일이 아닌 위기"라고 부르며, 유럽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도 추종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과는 다른 기조다.



베어보크 장관은 "중국은 유럽에 있어 협력국이자 경쟁자, 체제라이벌로, 중국이 어떤 길을 가느냐에 따라 유럽의 대중국 정책의 나침반은 움직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3∼15일 중국을 방문하는 베어보크 장관은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제6차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주재하고, 중국 외교라인 최고위 인사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그는 이어 15일에는 한국을 방문, 박진 외교부장관과 한독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연 뒤 16∼18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한다.

베어보크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 경제적 디커플링에 나설 생각은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일방적 의존에 따른 위험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무역량의 50%가 매일 지나가는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라는 끔찍한 시나리오를 감안했을 때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대만해협에서 현 상황의 일방적 변경, 내지 군사적 긴장 고조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유럽 공동의 확신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더해 유럽대륙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게 끝내기 위한 방안도 이번 방중 의제의 가장 상단에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위해 특별한 책임이 있으며,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유럽과 독일의 대중 관계에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베어보크 장관은 덧붙였다.



그는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이자 재생에너지 판매대국인 중국과 함께 기후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을 확대해나가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베어보크 장관은 15일 한국 방문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우리의 밀접한 동맹국으로서 확고히 우리 편에 서 있다"면서 "지리적 거리로 정치적 근접성을 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독일은 확고한 민주주의 가치뿐 아니라 분단의 경험으로도 연결돼 있다"면서 "한국에서는 북한의 국제법을 위반한 미사일 시험으로 위협받고 있는 인도·태평양의 지역적 안정이라는 공동의 이해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접근으로 독일의 좋은 우방국이 가까워진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동맹국으로서 외적인 힘은 가치협력국으로서 내적 단결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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