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회장 "제로성장 시대에 제로개혁…중견기업 역동성 더해야"(종합)
중견련 주최 CEO 오찬강연회…"신산업 육성·공급망 강화 지원"
"디지털·그린 전환…기후금융 전문기관 역할하겠다"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13일 "2050년 경제성장률이 0.5% 내외로 전망되며 '제로성장' 구역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며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우리 산업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중추적인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마련한 '제182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강 회장은 "지난 20년간 국내 10대 그룹 중 한두개만 바뀌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의 역동성이 적고 미래가 밝지 않다는 의미"라며 "10년 뒤에는 중견기업에서 성장한 기업들이 10대 기업 중 5개를 차지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산은은 현재 영업자산의 23.3%, 자금 공급의 31.4%를 중견기업에 지원하고 있다"며 "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 육성, 지역 성장, 시장 안정을 핵심 사업으로 정립해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성장과 관련해선 "서울 중심의 시스템이 지속되면 비효율성이 크기 때문에 동남권 지역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동남권 제조업 기지를 그린, 디지털이라는 테마로 새롭게 리포메이션(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현재 5년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가라앉는 배에서 뛰어내려 성장의 열차를 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로성장 시대로 진입하는 가운데 아무것도 개혁되지 않는 '제로 개혁'의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견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한 신산업 육성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디지털·그린 전환을 위한 산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 회장은 "산은이 기후금융 관련 전문기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올해 중 법제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산업 지원뿐 아니라 은행의 생존을 위해서도 탄소중립 달성 지원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중견기업은 오랫동안 금융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산업정책과 금융지원을 아우르는 통합 콘트롤타워를 구축해 기업 맞춤형 금융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산은을 중견기업 전담 은행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중견기업 보증 한도가 1998년 이후 25년간 30억원에 묶여있었다"며 "중견기업 활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책자금 지원 비중을 전향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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