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인사들, 금리 인상 둘러싸고 '갑론을박'
시카고·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금리 인상 신중 입장
뉴욕·세인트루이스·클리블랜드 총재 등은 인상 지지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인사들 사이에서 향후 금리 인상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차기 부의장으로 거론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공개된 시카고경제클럽 연설문에서 신용 조건 변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신중하고 인내심 있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고위 인사가 금리 동결이 필요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굴스비 총재가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굴스비 총재는 금융권 혼란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추가 정보를 수집해야 하며 금리 인상이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연쇄반응과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경제를 식히려는 연준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최근 금융권 혼란이 금융긴축이란 결과를 낳으면 통화정책의 역할이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다른 연준 인사들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놓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하커 총재는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확인하려면 최대 18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려면 면밀하게 데이터를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내리겠다는 연준의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이를 오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 뒤 동결이라는 연준 관리들의 지난달 전망이 합리적인 논의의 시작점이라면서도 결국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연준의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이 한차례 금리 인상 뒤 연내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경기침체와 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감소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목표치 2%보다 매우 높은 상태라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금융권 안정 조치들이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금리를 조금 더 올린 뒤 일정 기간 그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지난달 금융권 혼란이 가져올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연준은 아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4.75%에서 5%로 0.25%포인트 인상한 연준은 다음 달 3일부터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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