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시장 주목하는 버핏 "'고배당' 종합상사 투자 늘려"
TSMC 매도에 "지정학적 긴장 고려…더 나은 투자처 있어"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끄는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종합상사를 포함한 일본 기업들에 대한 투자 의사를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버핏은 1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 종합상사들의 지분을 보유한 데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일본 주식에 대한 추가 투자 가능성을 밝혔다고 닛케이아시아가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2020년 8월 미쓰비시상사·이토추상사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각각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했고, 지난해 11월 각각 6%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과 CNBC 방송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이토추상사 등의 보유 지분을 7.4%로 늘렸다고 밝히면서, 이들 회사에 대한 추가 투자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종합상사에 대해 "버크셔해서웨이와 유사점이 정말 많다. 수많은 서로 다른 것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이들의 자사주 매입과 높은 배당 성향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버핏은 이번 주 지분을 보유 중인 종합상사들과 만나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지지 의사를 밝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일본 기업들에 투자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종합상사 5곳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지만 항상 투자 고려 대상인 곳이 몇 곳 있다"면서 "항상 고려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버핏의 인터뷰 이후 이날 일본 증시에서 미쓰비시상사(+2.08%)·미쓰이물산(+2.66%)·이토추상사(+2.98%)·스미토모상사(+3.19%)·마루베니(+4.55%) 등 종합상사 주식들이 강세를 보였다.
T&D 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는 "이번 인터뷰는 가치주를 비롯한 일본 주식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말 이후 처음으로 엔화 채권 발행 계획을 밝힌 만큼 일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이번 채권 발행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수장이 우에다 가즈오 총재로 바뀐 뒤 외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이며,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를 차환 등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버핏은 지난해 3분기에 대규모로 투자했던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 주식을 한 분기 만에 대부분 처분한 데 대해 지정학적 긴장이 '하나의 고려사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TSMC가 잘 경영되고 있지만, 버크셔해서웨이로서는 자본을 투입할 더 나은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3분기에 TSMC 주식을 41억 달러(약 5조2천400억원)어치 매입해 9월 말 기준 TSMC 주식예탁증권(ADS) 6천1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4분기에 보유 지분의 86.2%를 매각했다고 올해 2월 공시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