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신평 "2차전지 IRA 수혜 단기적…장기적으로 북미 경쟁 심화"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11일 2차전지 업계에 대해 당분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북미 지역에서의 경쟁 심화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나신평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IRA가 단기적으로 중국의 전기차 밸류 체인(가치 사슬) 전반을 배제하게 될 경우 최우선 대안은 한국"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생산 세액 공제 혜택이 적용돼 2차전지와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순 비용 절감과 마진 개선이 전망된다"며 "신규 전기차 구매 시 세액 공제 혜택으로 순 구매비용이 낮아져 미국 2차전지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IRA 시행으로 미국 투자 부담은 증가할 것"이라며 "세액공제 혜택이 선(先) 투자 이후 생산량에 비례해 제공되므로 안정적인 생산이 이뤄질 때까지는 투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장기적으로는 미 당국이 한국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타국 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해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됐다.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非)중국 글로벌 전기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5개 기업이 차지한 시장 점유율은 93% 수준으로 과점 상태였다.
나신평은 "중국 2차전지 회사들을 배제할 경우 미국의 한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파나소닉을 포함한 일본 회사들과 유럽 노스볼트 등 신규 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IRA의 의도대로 미국 제조업 강화 및 친환경·안보 측면에서 중국의 2차전지 산업 육성 방식과 유사하게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요소였던 중국 중심의 밸류 체인 변경이 필요한 점도 부정적 요인"이라며 "선도 기업들도 공급업체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면, 일부 후발 기업들이 빠르게 공급 관계를 구축해 격차를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나신평은 "2차전지 산업이 고도 성장기에 진입한 데 따라 산업 전반의 이익 창출 규모는 지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다른 산업과 대비해 정책·기술적 불확실성이 높아 개별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 안정성의 변동성 수준은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각국의 정책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유연한 대처 능력과 재무 완충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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