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지, 블링컨 베트남 방문 견제…"전략에 영향 못 미칠 것"

입력 2023-04-10 10:16
中관영지, 블링컨 베트남 방문 견제…"전략에 영향 못 미칠 것"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번 주 베트남을 찾아 외교관계 격상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당국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그의 방문이 베트남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견제구를 던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블링컨 장관의 베트남 방문이 해양 안보나 경제 협력 등에서 일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양국 사이에는 내재적이고 구조적인 모순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쉬리핑 중국사회과학원 아태 글로벌전략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바이든 행정부가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을 시작한 뒤 베트남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미국의 회유 대상이 됐다"며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 격상을 위해 노력하지만, 베트남은 이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이데올로기적 문제와 역사적 문제가 존재하는 만큼 베트남의 전반적인 전략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블링컨 장관의 방문이 오는 5월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인도·태평양 문제를 핵심 의제로 만들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리카이성 상하이 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은 "G7 정상회의에서 남중국해의 자유와 개방 문제를 과대 선전하려면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데, 블링컨 장관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신문은 "베트남이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을 꺼리지 않겠지만, 대결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은 지정학적 게임에서 (어느 한 쪽을) 편들기를 원하지 않고 미국과 정치체계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을 방문 중인 제프 머클리 미 상원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블링컨 장관이 이번 주 베트남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에서 16∼18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담을 앞두고 오는 15일 베트남을 찾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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