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탈주극 남아공 '페이스북 강간범' 검거

입력 2023-04-08 22:59
희대의 탈주극 남아공 '페이스북 강간범' 검거

공범 2명과 함께 탄자니아서 어젯밤 체포

작년 5월 분신 가장해 탈옥…11개월간 활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희대의 탈주극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한 '페이스북 강간범' 타보 베스터가 탈옥을 도운 공범과 함께 체포됐다고 현지 사법 당국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이스북으로 여성을 유인해 성폭행하고 금품을 강탈해 '페이스북 강간범'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가 작년 5월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분신을 가장한 탈옥에 성공해 거리를 활보한 지 근 11개월 만이다.

로널드 라몰라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타보 베스터와 (탈옥을 도운) 난디파 마구두마 박사가 다른 모잠비크인 공범과 함께 어젯밤 탄자니아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베키 셀레 경찰부 장관은 "이들은 탄자니아에 불법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고, 다르에스살람을 떠나 케냐 국경 10㎞ 지점에서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2년 페이스북으로 여성 2명을 유인해 성폭행 및 금품 강탈을 저지른 뒤 이 중 1명을 살해한 베스터는 강간, 강도 및 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사법 수도인 블룸폰테인 인근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던 그는 지난해 5월 분신을 가장해 탈옥했다.

교도소는 당시 감방에서 발견된 불에 탄 시신이 베스터의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경찰은 최근 이를 정정하고 베스터를 공개 수배했다.

작년 11월 현지 매체 '그라운드업'이 베스터의 죽음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베스터를 봤다는 제보가 이어지자 지난 달 시신의 유전자 검사를 다시 한 것이다.

부검 결과 작년 5월 감방에서 발견된 시신은 화재 전에 머리에 둔기를 맞아 이미 숨진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시신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작년 5월 베스터의 탈옥을 도운 공범으로 TV에도 종종 출연해 현지에서 유명한 여성 의사 마구두마 박사가 지목되면서 베스터와 마구두마 박사의 수사 속보는 2주 가까이 현지에서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남아공은 경찰과 법무부, 교정부 고위 관리로 구성된 대표단을 9일 탄자니아로 보내 베스터와 마구두마 박사, 모잠비크인 공범의 신병을 확보할 예정이다.

라몰라 장관은 "베스터와 마구두마 박사는 탄자니아에서 바로 추방될 것"이라며 "베스터는 귀국하는대로 형기를 계속 살게 된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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