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이잉원 미국서 귀국하자 대만해협 군사훈련 예고
푸젠성 해사국 "10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탄 사격 훈련"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에서 귀국하자 군사 훈련을 예고했다.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 해사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10일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핑탄현 앞 대만해협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핑탄은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126㎞ 떨어져 있는 곳이다.
푸젠성 해사국은 차이 총통의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방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국은 차이 총통의 해당 여행에 반대를 표했고, 이번 훈련은 비난의 신호로 그러한 훈련을 발표해온 중국의 관행에 들어맞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예고되자 같은 지점인 핑탄섬 부근 수역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한다고 예고하고 선박 진입을 금지한 바 있다.
중국은 또한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 직후부터 대만을 사실상 봉쇄하는 고강도 군사 훈련을 펼쳤다.
차이 총통은 9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을 경유해 중미 수교국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하고 이날 귀국했다. 귀국 직전인 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미국 의전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났다.
이에 반발한 중국은 이날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 기간 그를 맞이한 미국 허드슨연구소와 레이건도서관 및 그 관계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또 대만의 주미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주미 대만 대표에 대해서도 유사한 제재를 부과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차이 총통이 순방에 오른 지난달 29일 이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대만 주변에서 무력 시위를 펼쳤다.
다만 지난해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때보다는 강도가 낮아 중국이 방중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을 의식해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차이 총통의 귀국 비행기가 대만에 착륙한 직후 성명을 통해 "소위 '경유'는 변명일 뿐이며 실제로는 독립을 추구하며 미국에 기댄 도발이다"고 비판했다. 다만 특정한 보복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의장이 미국에서 회동한 직후 중국은 외교·국방부 등 5개 기관발 성명·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며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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