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후쿠시마 방문단, 원전 방문 못하고 3명 면담에 그쳐
현지 지방의원 1명·주민 1명·진료소 원장 1명과 각각 면담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은 거부당하고 주변 지역만 둘러봐
(후쿠시마=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단' 소속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의원이 7일 후쿠시마를 방문했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하지 못하고 현지에서 총 3명을 면담하는 데 그쳤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확인 국회 방문단'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6일 일본을 방문한 4명의 의원은 방문 첫날 도쿄에 있는 도쿄전력 본사를 찾아가 오염수 관련 자료 제공을 요구하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후쿠시마에서 지방의회 의원 1명, 현지 주민 1명, 진료소 원장 1명과 각각 면담했다.
시마 아케미 후쿠시마현 다테시 의회 의원은 이날 오전 방문단과 면담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에 대해 현지 주민 중에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피해 조사 활동을 해온 시마 의원은 작년 5월 시의원에 당선됐다.
시마 의원은 후쿠시마 주민들은 불안감을 느끼는데 일본 정부는 그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문단은 현지 주민 간담회에 나섰지만, 참석한 주민은 1명에 그쳤다. 참석한 주민 1명은 원전사고피해자단체연락회에서 활동하는 곤노 스미오 씨였다.
간담회에 현지 주민 참석이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현지 통역은 "(주민들이) 부끄러워서 안 하겠다고 한다"고 참석 의원들에게 설명했다.
방문단은 이날 오후 일본 공안당국이 '과격파'의 거점으로 판단하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방문해 후세 사치히코 진료소 원장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피해와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 공안조사청은 2014년에 발간한 자료 '내외 정세의 회고와 전망'에서 이 진료소는 극좌 폭력집단으로 분류되는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전국위원회'(이른바 '중핵파')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후세 원장은 방문단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피해의 심각성과 오염수 배출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했다.
방문단이 이날 후쿠시마에서 시마 의원과 곤노 씨, 후세 원장 등 3명을 만나는 데 그쳐 후쿠시마 현지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당초 방문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문단은 이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약 10㎞ 떨어진 우케도항 방파제를 방문했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승관과 오염 지대 등 원전 주변 지역을 찾아갔다.
이들은 당초 원전 방문을 계획했지만, 도쿄전력의 승인을 받지 못해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이 의원은 전날 도쿄전력 방문 직후 기자들에게 "며칠 전에 도쿄전력에 원전 방문을 요청했는데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통상 한국 매체 도쿄특파원과 주일 한국대사관 담당자가 보안시설로 분류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할 때는 1∼2개월 전에 신청하는데 방문단이 급하게 요청해 거부된 것으로 보인다.
방문단은 도쿄전력 임원진 면담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에도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방문단은 이날 저녁 후쿠시마에서 도쿄로 이동한 후 8일 새벽 항공편으로 귀국한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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