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 정점 예상보다 낮을수도…아프리카 출산율 '주춤'
이코노미스트 분석…阿도시 거주 여성 출산율 30∼40% 낮아
피임약 사용·여성 교육 증가 등 영향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최근 몇 년간 아프리카 지역의 출산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세계 인구 정점도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유엔은 아프리카 인구가 현재 12억명에서 2100년 34억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전 세계가 인구 폭증에 따른 아프리카의 교육·고용·주거·식량 문제와 관련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으나,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 내 출산율이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인 유엔조차 10년 전 예측치와 최근 예측치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유엔은 가령 2060년 나이지리아 인구가 4억2천9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1억명 이상 적게 잡은 수치다.
2100년 나이지리아 인구는 5억5천만명으로 추산해 10년 전 예측치보다 3억5천만명 이상 적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실제 변화는 더욱 드라마틱한 수준이다.
나이지리아의 2021년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4.6명으로 5년 전 5.8명과 비교해 1명 이상 줄었다.
말리공화국도 합계 출산율이 최근 6년간 6.3명에서 5.7명으로 떨어졌고, 세네갈은 10년간 4.9명에서 3.9명으로 줄어들었다.
감비아 역시 2013년 5.6명에서 2020년 4.4명으로, 가나는 단 3년 만에 4.2명에서 3.8명으로 비교적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출산율 1위 국가인 니제르조차도 2012년 7.6명에서 2021년 6.2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도시 거주 여성의 출산율은 그 외 지역 여성보다 30~40%씩 낮게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에티오피아와 케냐, 말라위 등에선 여성들의 피임약 사용 증가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말라위와 케냐에서는 기혼 여성 절반 이상이 피임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에서도 피임약 사용률이 5년간 11%에서 18% 늘었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도 출산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앙골라에서는 교육받은 여성의 출산율이 2.3명으로 집계된 반면 그렇지 않은 여성들은 출산율이 7.8명을 기록했다.
이 밖에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부모를 부양할 자식들이 많아진다는 생각도 양육비 증가에 따라 점차 사라지는 추세라고 이코노미스트는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성장률이 완만해지는 현상은 여성과 어린이들의 건강뿐 아니라 가정 및 교육 환경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아프리카의 폭발적인 인구 성장률이 예상보다 당초 예상보다 둔화한다면 세계 인구의 정점도 그만큼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80억명을 넘어선 전 세계 인구는 2050년에는 97억명, 2080년대에는 104억명에 이를 것으로 지난 해 유엔은 전망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학계·재계 인사들을 주축으로 1968년 창립된 비영리기관인 로마클럽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 인구는 2046년께 88억으로 정점에 이른 후 급격히 감소해 2100년에는 73억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최근 내놓은 바 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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