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입막음 의혹' 당사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서는 승리
'34개 혐의' 형사재판과는 별개 명예훼손 사건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으로 뉴욕에서 형사 재판을 진행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추문 당사자인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별개 민사 소송에서 승리했다.
CNN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제9 순회항소법원 재판부는 대니얼스(본명 스테퍼니 클리퍼드)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게 소송 비용 약 12만 달러(약 1억6천만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니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 탓에 변호인단이 반론 준비, 2번의 연기신청, 준비서면 등에 183.35시간을 썼다며 "소송 비용이 불합리하게 과도하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대니얼스는 이미 명예훼손 소송 패소로 53만8천 달러(약 7억원)를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날 패소로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2006년 트럼프와 성관계를 가졌다는 대니얼스는 2016년 대통령 선거 때 두 사람의 관계를 발설하지 않는 조건으로 트럼프 측으로부터 13만 달러(약 1억 7천만 원)를 받은 사실을 2017년 폭로했다.
대니얼스는 이후 모르는 남성이 주차장에서 자신에게 트럼프와의 성관계에 대해 입 다물고 있으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가 "완전한 사기"라고 트윗을 날리자, 대니얼스는 트럼프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아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이 연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니얼스는 거액의 소송 비용만 떠안게 됐다.
트럼프의 변호사인 하밋 딜런은 이번 항소심에 대한 트위터 글에서 "트럼프의 최종 승리를 축하한다"며 "대니얼스가 쓸데없는 소송을 제기한 덕분에 우리 로펌은 자그마치 60만 달러(약 7억9천만 원)가 넘는 변호사비를 챙겼다"고 빈정댔다.
이번 재판은 뉴욕에서 시작된 트럼프 재판과 직접 관련은 없다.
트럼프 측은 대니얼스와의 성관계나 입막음용 돈 지불 자체를 부인하고 있으나,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은 2018년 법정에서 트럼프의 지시로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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