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韓→나토 탄약공급에 우크라 지원 가능…생산확대 환영"
사실상 '韓 간접 지원 지지' 입장 선회…1월엔 '직접 지원'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간접 지원'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개국이 참석한 외교장관회의 결과 기자회견에서 '회의에서 한국의 무기 직접 지원 현안이 거론됐느냐'는 연합뉴스 질의에 "한국이 (탄약)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탄약 대량 생산국"이라면서 "현재 한국이 나토 동맹들이 재고를 보충할 수 있도록 생산을 더 확대하고 공급을 늘리는 것은, 나토 각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또는 누구에게 (탄약을)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며 "나토 동맹들에게 탄약을 더 많이 공급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 나의 주된 메시지이며, 관련한 한국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은 지난 1월 방한 당시 한국을 향해 '직접 무기 지원'을 촉구하던 것과 다소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방한 당시 최종현학술원 특별강연에서 일부 국가가 교전 국가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정책을 선회한 전례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군사적 지원이라는 특정한 문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2월 나토 당국자 역시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 전제 대언론 설명)에서 한국에 살상 무기를 포함한 가능한 군사 지원 동참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직접 지원'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일관되게 인도적·경제 지원은 가능하지만 살상무기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나토 입장에서는 당장 각국의 무기 비축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좀 더 '현실적인'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토 주축인 미국에 이어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한국의 탄약 생산역량에 주목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향후 유럽 각국의 한국산 탄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바카로 미국 국방부 산업기반정책 담당 부차관보도 지난달 16일 콘퍼런스 행사에서 한국이 무기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미국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이 최근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탄약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구매 대상으로 미국, 한국 등 제3국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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