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아동인권위 "ICC 제기 아동납치 혐의, 근거 불분명한 거짓"

입력 2023-04-04 18:31
러 아동인권위 "ICC 제기 아동납치 혐의, 근거 불분명한 거짓"

"친족과 떨어져 위탁가정 보낸 사례 한 건도 없어" 주장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위원회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제기한 아동납치 혐의가 근거가 불분명한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동인권위는 이날 성명에서 "ICC로부터 제기된 혐의에 대한 어떤 서류도 받지 못했다"며 "ICC의 '불법 아동 이주' 주장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CC가 제기한 혐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동인권위는 러시아가 ICC의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러시아 대통령실 아동인권 담당 위원도 모스크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CC의 혐의 제기가 거짓이라고 말했다.

리보바-벨로바 위원은 "러시아는 지난해 2월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서 73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50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을 받아들였다"며 "그러나 이들 어린이가 친족과 떨어져 위탁 가정으로 보내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아이들은 부모 또는 보호자와 함께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동인권위는 언제나 아이들의 최선의 이익에 따라 행동했고 언제나 부모의 동의를 구했다"며 "만약 특정 가족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를 풀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는 1998년 로마 규정에 따라 설립된 상설 재판소로 전쟁범죄, 제노사이드(소수집단 말살), 반인도적 범죄 등을 다룬다.

ICC는 지난달 17일 푸틴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리보바-벨로바 위원도 당시 푸틴 대통령과 같은 혐의로 함께 영장이 발부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2016년 ICC에서 탈퇴했으며, ICC 비가입국 시민은 ICC의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19일 크렘린궁은 "ICC의 어떤 결정도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간주한다. ICC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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