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폭풍전야…내일 경찰 3만6천명 경계 속 트럼프 6㎞ 호송

입력 2023-04-04 16:33
수정 2023-04-04 16:48
뉴욕은 폭풍전야…내일 경찰 3만6천명 경계 속 트럼프 6㎞ 호송

마녀사냥 주장에 자극받은 시위대 수천명 운집 예상

폭력시위 우려…비밀경호국 출동해 법원출두길 보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역사상 처음으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정 출두는 수천 명의 시위대로 둘러싸인 가운데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 당국은 4일 트럼프 전 대통령 출두를 앞두고 뉴욕 로어맨해튼에 있는 법원 청사 주변에 경찰 3만6천명을 투입하고 몇 블록에 걸쳐 장벽을 세우는 등 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날 법원 주변은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취재진 등 수천 명이 운집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혹시 모를 돌발 상황이 발생할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고, 내년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도 이번 일을 최대한 극적으로 연출해 정치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지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소가 결정되기 전부터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려 지지자들을 자극했다.

뉴욕으로 출발하기 직전에는 트루스 소셜에 "마녀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적으며 자신을 정치적 희생자로 묘사했다.

뉴욕 영 공화당클럽은 법원에서 약 한 블록 떨어진 장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에 항의하는 "평화로운"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정치인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연방하원의원도 시위에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 당국은 이 시위가 폭력 시위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언제나 그렇듯 우린 폭력이나 기물파손 행위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폭력행위에 가담해 적발되면 체포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뉴욕시 퀸스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뉴욕 맨해튼의 번화가인 5번 애비뉴에 위치한 트럼프 타워에서 하룻밤을 묵을 예정이다. 트럼프타워 주변에도 바리케이드가 처져 있고그 뒤에는 취재진과 지지자 등이 몰려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트럼프타워에서 법원까지 약 6.4㎞ 거리를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 자동차 행렬의 호송을 받으며 이동할 예정이다. 경찰 소식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크 애비뉴와 브로드웨이를 따라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동행하는 가운데 지문은 찍겠지만 여느 중범죄 피고인과 다르게 수갑은 차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측 법무팀은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마도 사진(머그샷)을 찍을 것이라면서 뉴욕주에서는 머그샷을 공개하지 않지만 이번은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어 바뀔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절차를 밟기 전에 감방이 아닌 대기실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후안 메르찬 뉴욕주 지방법원 판사가 주재하는 기소인부절차는 약 15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재진은 법정 안에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측은 이를 반대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포르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혼외정사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1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내용의 '성 추문 입막음'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범죄 혐의는 4일 공개될 예정이나, 최소 1개의 중범죄를 포함해 30여개의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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