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석 앞두고 바짝 긴장한 뉴욕 경찰…SNS까지 점검
비밀경호국·연방보안관실과 협력…변수는 당일 시위대 움직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출석을 앞두고 3일(현지시간) 뉴욕시 전체가 긴장한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이 지난 2021년 1월6일 발생한 연방의회 난동 사건과 같은 소요 사태로 비화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뉴욕경찰(NYPD) 등 관련 당국이 고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일단 NYPD는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을 비롯해 전·현직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3만5천여 명에 달하는 소속 경찰관들에게 출동 대기 명령을 내리는 등 법원과 뉴욕 일대의 경비를 강화한 것 이외에도 인터넷상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1·6 사태 당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선동이 시위대를 자극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이에 따라 NYPD는 SNS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과 관련한 선동성 게시물을 실시간으로 점검한 뒤 관련 당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실제 위협이 될만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인부 절차를 밟는 4일 법원 주변과 맨해튼의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케네스 코리 전 NYPD 국장은 "얼마나 많은 시위대가 나타날지, 시위대의 구성과 심리상태는 어떨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NYPD를 비롯한 관련 당국이 만반의 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모든 위험 요소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SNS의 각종 선동에 자극받은 '외로운 늑대'식의 개별적인 돌출행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우리나라에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지지자들을 자극했고, "항의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수사한 맨해튼지방검찰청에는 흰색 가루가 들어있는 봉투가 배달됐다.
경찰 수사 결과 유해한 성분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트럼프 지지자 중 일부가 극단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셈이다.
패비언 레비 뉴욕시 대변인은 이날 "NYPD가 뉴욕에서 벌어지는 모든 활동을 점검하고 있다"면서 "현재 실질적인 위험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머무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로 뉴욕으로 이동, 트럼프 타워에서 1박한 뒤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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