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PF 위기 진정…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입력 2023-04-03 17:00
"증권사 부동산PF 위기 진정…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아"

한국신용평가 분석…"캐피탈사, 부동산금융 부담 신용등급별로 격차 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급박한 상황이었던 작년 4분기보다 안정화됐다고 3일 한국신용평가가 분석했다.

캐피탈 업계의 경우 다른 업권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컸으며 특히 고수익률의 브릿지론 상품을 추구해온 저신용도 업체들의 위험이 컸다.

한신평은 이날 '금융업권 부동산 PF 리스크 점검' 주제로 웨비나를 열고 이같이 분석했다.

우선 한신평은 "신용등급 A1 증권사의 자체발행 및 PF유동화 단기사채의 유통금리가 하향 안정화됐다"며 "최근 PF 유동화증권 시장은 작년 4분기(10∼12월)에 급박했던 상황에 비해서는 다소 안정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가 진정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국내 주택 미분양 물량은 지난 1월 말 기준 7만5천호로 집계됐다. 규모 자체는 절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른 점을 주목했다.

여기에 매매가격 대비 분양가격의 메리트가 낮아지고 높은 이자 비용 부담으로 전세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단기적 위험요인은 '브릿지론 부실화' 가능성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약 14조원어치의 부동산 PF 물량 중 약 58%(약 8조2천억원)가 브릿지론이며, 그중에서도 약 6조4천억원의 브릿지론 만기가 올해 상반기 안에 돌아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증권사 규모에 따라 브릿지론의 질적인 차이도 나타났다.

대형사와 중소형사 모두 브릿지론에서 수도권의 비중이 컸지만, 대형사의 경우 수도권 중에서도 서울(28%) 비중이 경기(25%)보다 더 컸다. 반면 중소형사는 서울(17%) 비중보다 경기(31%) 비중이 더 컸다.

한신평은 "증권사들의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의 저하 폭 등을 감안할 때 대체로 자본력 안에서 부동산PF 부실화 문제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캐피탈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동산 금융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업체 간 신용등급에 따라 부동산 위험도 격차가 컸다.

한신평은 "캐피탈사의 평균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금융자산의 부담 비율이 AA-급은 0.9배인 반면 A급 이하는 1.5배로 신용등급 간 차별화를 보였다"면서 "특히 브릿지론의 경우 신용등급별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AA-급은 0.2배에 그쳤으나 A급 이하는 0.7배로 차이가 상당했다"고 분석했다.

이유에 대해선 "A급 이하 캐피탈사 상당수는 브릿지론의 높은 수익성과 짧은 만기로 자본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처럼 주택경기 위축 국면에서는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여부도 장담하기 어려워 이에 따른 부실화 리스크도 클 것"이라며 "자산건전성 지표에서 신용등급별 격차가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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