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치 전 코소보 대통령, 헤이그 특별재판소서 전범재판
내전 과정 인명 살상과 학대·고문 등 총 10개 혐의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하심 타치(54) 전 코소보 대통령이 전쟁 범죄 혐의로 다음 주 법정에 선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타치 전 대통령은 4월 3일 네덜란드 헤이그 주재 코소보 특별재판소에서 전범 혐의로 재판받는다.
특별재판소는 2020년 11월 인명 살상과 학대·고문 등 총 10개 혐의로 타치 전 대통령을 재판에 회부했다.
2명의 전직 국회의장을 포함한 그의 최측근 3명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코소보는 1998∼1999년 세르비아에서 분리·독립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인종청소'로 불리는 학살극을 당하며 1만3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타치 전 대통령은 당시 세르비아 보안군에 대항하는 게릴라 조직인 코소보해방군(KLA)을 이끈 지휘관이었다.
코소보가 2008년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이후 그는 초대 총리에 올랐다. 2016년에는 대통령에 선출됐다.
코소보 내전 과정에서 KLA가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장기를 적출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타치 전 대통령이 과거 불법 장기 매매와 살인, 마약·무기 밀매 등의 범죄를 일삼은 마피아 조직의 우두머리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러시아와 유럽연합(EU)의 계속된 압박으로 코소보는 2015년 KLA 지도자들의 전쟁범죄 조사를 위한 특별재판소를 설치했다.
KLA 지휘관들이 코소보에서 영웅 대접을 받는 현실을 고려해 증인 보호 차원에서 특별재판소는 헤이그에 뒀다.
타치 전 대통령은 2020년 11월 특별재판소가 그에 대한 기소를 추인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재판을 앞두고 코소보 전역에는 타치 전 대통령과 카드리 베셀리 전 국회의장의 사진과 함께 "전쟁과 평화의 영웅"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내전 참전 용사들과 코소보 민족주의 단체들은 4월 2일 KLA 지휘관들을 지지하는 시위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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