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세 번째 데이터센터는 달에 짓는다고?…'각 문' 공개
만우절 영상서 포부 밝혀…"사용자 데이터 지키는 사명감 표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네이버는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위한 최적의 장소를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지구의 위성이자, 태양계 가장 안쪽에 있는 위성 '달'!"
네이버가 1일 우주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달에 짓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발표했다. 부지는 달 표면 북위 20도, 남위 20도에 있는 '초록모자의 평원'으로, 이름은 '각 문'(Moon)이라고 한다.
물론 이는 사실이 아니다. 초록모자의 평원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다.
네이버는 이날 이벤트 캠페인 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담은 2분 분량의 만우절 영상을 공개했다.
전쟁이나 화재, 태풍, 지진 등 천재지변에서 완벽히 안전한 장소를 찾다가 달을 택했다고 한다.
영상에 등장하는 데이터센터 '각 문'의 기술력은 현재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각 문'은 100%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조달하고,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은 우주로 방출하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7G(7세대 이동통신) 우주 특화망 네트워크'를 통해 달을 방문한 우주인들이 네이버 생중계로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고, '네이버 도착보장'으로 즉석밥을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 항공권 서비스를 통해 화성 등 주변 행성으로 떠나는 우주여행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다고 한다.
네이버는 영상 후반부에서 '각 문' 공개가 만우절 이벤트임을 밝히면서도 "사용자의 추억과 기록이 담긴 데이터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고 강조한다.
언젠가 어느 빅 테크가 달에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면 바로 네이버일 것이라며, '각 문'에 버금가는 기술력을 갖춘 '각 세종'을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각 세종'은 올해 3분기 가동 예정이다.
네이버는 2013년 강원도 춘천에 지은 첫 데이터센터이자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 데이터센터인 '각'을 10년간 무중단·무사고·무재해로 운영한 경험에 로봇·디지털트윈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각 세종'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빚어진 전방위 온라인 서비스 먹통 사태에도 '각'을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등에 시설투자(캐펙스·CAPEX) 기준 최근 3년간 국내 최고 수준인 약 2조1천억 원을 쏟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제로 달에 데이터센터를 건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만우절을 통해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네이버의 진정성 있는 철학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인 만큼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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