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글만 잘 짓는 게 아니네…챗GPT 활용법은 무궁무진
서류작업·코딩·학습·예술 등…"IQ보다 GPT 활용지수 'GQ' 중요해질 것"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챗GPT가 세계에 인공지능(AI) 돌풍을 몰고 온 지 넉 달이 됐다.
인간이 묻는 말에 답하도록 설계된, 어찌 보면 단순한 구조의 AI 챗봇이 출시 단 두 달 만에 월간 이용자 1억 명을 넘어서며 폭발적 반응을 얻은 이유는 바로 기존 AI의 한계를 넘어선 '실용성'이다.
단순한 문학적 창작이 아니라 업무, 학습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의 글을 인간보다 훨씬 빠르게 써냈기 때문이다. 그간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해 온 업무와 학습 등에서 챗GPT에서 도움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개인이 기본 제공되는 챗GPT를 통해 과금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일도 상당히 많다.
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챗GPT에 특정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결합하는 방식 등을 통해 무궁무진한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우선 챗GPT를 업무 보조 도구로 쓸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온라인에서 다양하게 공유되고 있다. 워드 프로세서를 주로 다루는 일반 사무직 노동자는 물론 디자이너와 개발자들도 챗GPT를 통해 업무 역량과 효율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다.
글에 최적화된 AI 모델인 만큼 구어체 표현이나 사실관계를 나열한 메모를 업무용 이메일 서체로 옮겨 써 달라는 부탁을 챗GPT는 즉시 들어준다. 특정 내용이나 주제에 대해 분량을 지정한 글을 써 달라는 것도 가능하다.
긴 보고서 등을 요약해 정리해 주기도 하고, 검색에 활용할 수도 있다. 사람이 일일이 검색어를 입력하고 결괏값을 하나하나 누르며 정보를 골라내지 않아도 데이터를 문장 형태로 요약해 주기 때문이다.
챗GPT가 업무상 조언을 줄 수도 있다. 특정 인물로 가정해 막히는 업무에 대해 조언해 달라고 하거나 작업물에 대해 피드백을 받을 수도 있다. '나는 슬럼프에 빠진 5년 차 직장인인데, 20년 차 선배로서 조언해 줘'라고 부탁하자 꾸준한 운동과 취미생활, 새 분야 도전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또 디자이너들과 카피라이터 등 업무에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직군도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단계에서 챗GPT의 손을 빌릴 수 있다.
챗GPT는 컴퓨터가 이해하는 글짓기, 즉 코딩도 웬만큼 할 수 있다. 유튜브와 블로그에는 '챗GPT 코딩'을 검색하면 챗GPT로 코딩하는 모습을 담거나, 챗GPT를 통해 만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콘텐츠가 쏟아진다.
영어를 잘하는 AI 모델일 만큼 영어 공부도 도울 수 있다. 'Is it okay to say "∼"?'(∼라고 말해도 괜찮아?)와 'How can I say '∼' in English?(영어로 ∼라고 어떻게 해?) 등을 입력하면 답을 알려 준다.
챗GPT는 그림과 음악 등 예술적 영역에서도 창작을 할 수 있다. 이미지를 어떻게 그릴지 지시하는 명령어(프롬프트)를 짜 달라고 한 뒤 이를 이미지 생성 AI에 입력하면 그림이 나온다.
실제로 챗GPT에 "아름다운 봄 풍경을 그리고 싶은데 프롬프트를 짜 줘"라고 요청하자 순식간에 500자짜리 구체적인 명령어가 만들어졌다. 이를 카카오브레인 AI 이미지 생성 앱 '비 디스커버'에 입력하자 5초 만에 봄 풍경 그림이 만들어졌다. 사람이 프롬프트를 생각해 일일이 입력하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짧아졌다.
발라드나 힙합 음악을 작곡해 달라거나, 가사를 써 달라는 부탁도 막힘없이 해낼 수 있다.
다만 '플러그인' 등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적인 챗GPT의 경우 2021년 9월 이전 정보만 반영돼 있어 최신 정보를 답변에 반영하지는 못한다. 또 틀린 내용을 진짜처럼 술술 말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현상이 나타나기 쉬워 정확성이 필요한 일에 챗GPT 검색 결과를 활용하려면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
또 챗GPT에 업무상 기밀이나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악성 해커들에게 정보를 주는 꼴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챗GPT는 지난 2월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1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이 써 본 것으로 나타났다. 훨씬 더 다양한 사용법이 알려지고 AI 기업 업스테이지 '아숙업' 등 챗GPT 활용 서비스가 대중화된 현시점에는 사용 경험률이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GPT 바이블-AI 사피엔스의 출현'의 저자 정승익 서울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이제는 지능지수(IQ)보다 중요한 것이 'GPT 지수'(GQ)"라며 "과거엔 어떤 정보를 빠르게 습득해 답을 도출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 정확한 질문을 통해 신속하게 답을 얻는 능력이 떠오른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GQ를 높이려면 AI 언어 모델을 활용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GPT를 잘 활용한다면 혼자서 개발자, 디자이너, 컨설턴트, 마케터 등 여러 일을 하며 1인 기업 유니콘을 탄생시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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