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장 "빅테크 독점력 남용·콘텐츠 불공정 계약 막겠다"
'공정거래의 날' 기념행사…공정거래 유공자 27명에 정부포상
"다크패턴 실효적 규율 방안 조만간 공개"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31일 "반도체·앱마켓 등 디지털 기반 산업에서 시장을 지배하는 빅테크 기업이 독점력을 남용해 혁신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거나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는 행위에 엄정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2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행사에서 "원칙이 바로 선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들겠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기존 사업자단체가 신규 플랫폼 기업의 진입을 가로막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함으로써 열정과 창의를 가진 스타트업이 서비스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시장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K 콘텐츠의 위상에 걸맞은 공정한 거래 질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저작권 제공을 강요하거나 불공정한 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행위를 방지하고 OTT(동영상 스트리밍) 등 신규 시장의 경쟁 구조와 불공정 관행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 관행 개선을 위한 자율규제는 오픈마켓·숙박 앱 등 업종으로 단계적으로 확산한다.
한 위원장은 "현행법의 사각지대에서 인터페이스 설계·조작을 통해 교묘하게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온라인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행위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규율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규제와 관련해서는 "경제환경 변화에 맞춰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공시제도 등을 합리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인 소통 하에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내달 14일 시행을 앞둔 조직 개편에 대해 "조사와 정책 기능을 분리하는 40년 만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과 효율성, 전문성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새로운 공정위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축사에서 "플랫폼과 이용사업자, 소비자, 노동자 등 경제주체 모두에게 다층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복잡하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법과 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윤 한국공정경쟁연합회장은 "전 세계적 디지털 전환기에 우리 경제의 대도약을 위해 무엇보다 효율성과 혁신의 자유가 요구되지만 시장 지배력 격차에 따른 지위 남용이나 불공정 거래의 잠재적 요인도 있다"며 "공정거래를 저해하는 위법행위는 단호하게 조치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혁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남재현 고려대 교수와 정인석 한국외대 교수를 비롯한 27명이 공정거래 제도 발전, 자율 준수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등 정부 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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