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영국 젊은 남성 관광객에 "난장판 만들거면 오지마"

입력 2023-03-30 16:44
암스테르담, 영국 젊은 남성 관광객에 "난장판 만들거면 오지마"

18~35세 대상 경고 캠페인…"난잡한 밤 = 벌금 140유로 + 전과기록"

EU 국가 관광객 대상 캠페인도 추진…'관광세' 논의도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난잡한 밤 + 만취 = 벌금 140유로(약 20만원) + 전과 기록…암스테르담에서 난잡한 밤을 즐기고 싶다고요? 오지 마세요(stay away)"

29일(현지시간) 미 CNN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최근 영국에서 오는 젊은 관광객들에게 이 같은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당국이 18∼35세 영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발동한 온라인 캠페인 '스테이 어웨이'(stay away)의 한 영상에 담긴 자막 내용이다.

영상에서는 이러한 자막의 배경으로 술에 취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수갑에 채워진 뒤 구치소로 옮겨지는 장면 등이 이어진다.

또 다른 영상에는 의식을 잃고 병원에 실려 가는 남성과 함께 "마약 복용 + 통제력 상실 = 병원 투어 + 영구적인 건강상 피해 = 걱정하는 가족들"이라는 자막이 붙어 나온다.

영국 관광객들은 온라인에서 '암스테르담 총각파티'(stag party), '암스테르담 저렴한 호텔', '암스테르담 술집 투어' 등을 검색하면 이 같은 경고 영상들을 접하게 된다.

소피안 므바르키 암스테르담 부시장은 "관광객들은 여전히 환영받겠지만, 문제를 일으키거나 소란을 야기하면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며 "관광을 계속할 수 있는 도시를 원한다면 앞으로 몇 년간 더 많은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에 따르면 '스테이 어웨이' 캠페인은 올해 안에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연합(EU) 국가를 대상으로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달 안에는 '하우 투 암스테르담'(How to Amsterdam) 캠페인을 통해 SNS와 길거리 표지판 등에서 거친 주사와 고성방가, 마약 구매, 노상 방뇨에 대해 경고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총각파티를 주최하는 업체들과 함께 소란스러운 관광 행태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일종의 '관광세'를 매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마약·향락 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암스테르담은 최근 몇 년간 관광객들을 강력하게 단속해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각종 규제를 도입해왔다.

지난달에는 홍등가 길거리에서의 대마 흡연을 금지하고, 이곳 영업 종료 시간도 3시간 앞당겨 오전 3시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카페와 식당의 경우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오전 2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만 도심 바깥에 새로운 성매매촌을 조성해 홍등가 성매매 업소 규모를 축소하려는 계획은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현지 총각파티 주최 업체 '라스트 나잇 오브 프리덤'은 암스테르담의 캠페인을 두고 "다소 근시안적이라고 본다"며 영국인들에게 이 같은 오명을 씌워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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