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경제, 생산성 개선 없으면 2050년 0% 성장"(종합)
"학생들이 외면하는 대학은 스스로 문 닫도록 구조개혁해야"
KDI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정부 "민간주도 경제 기틀 마련"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한국경제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2050년 경제 성장률이 0%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국책연구원에서 제기됐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KDI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에서 장기경제성장률의 전망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정 실장은 한국경제 성장률이 지속해서 하락해 2050년에 0.5% 내외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0.7%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25∼50% 수준인 1.0%로 올라선다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010년대 수준을 유지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에 0%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생산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제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고령화 등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전망된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소다. 전체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 실장은 경제성장률 하락을 완화하기 위해 생산성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 노동 공급 축소를 위한 완화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생이 외면하는 대학은 스스로 문을 닫도록 하는 대학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영선 KDI 연구부원장은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개혁이 교육부 자체 평가와 재정지원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한계가 있었다고 짚었다.
교수 등의 반발이라는 공급 측 요인과 함께 학생들이 성적에 맞춰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 등도 대학 구조조정 지연의 원인으로 꼽았다.
고 부원장은 교육부가 전면에 나서 대학에 구조개혁을 요구하는 방식이 아닌, 학생들의 '발로 하는 투표'를 유도해 수요자가 외면하는 대학은 문을 닫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 정보를 제공하는 '대학 알리미'를 개선해 정보 제공 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졸업생 연봉이나 대학·학과별 취업률의 전국 순위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선택을 유도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비수도권 국립대학의 취업률은 낮지만 규모가 비대한 점 등을 지적하며, 예산 지원 축소 등 국립대학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대대적인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축사에서 "4차 산업혁명, 기후변화에 따른 저탄소 경제, 그리고 인구문제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개혁과 과감한 도전이 요구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민간 주도 경제성장의 기틀을 다지면서 수출 동력을 확보하고 미래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지금의 위기는 우리가 다시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신성장 4.0 전략의 후속 조치로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경쟁력 제고 전략, 국가첨단산업벨트 세부 추진계획 등을 마련 중이라고 소개하면서 대학규제 전면 개편,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하의 노동법제 등 교육과 노동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DI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도전과제와 해결책을 논의하고 개혁과 재도약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다.
참석자들은 미·중 경쟁, 기후 대응, 디지털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여건을 짚고 저탄소 신산업 육성,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저탄소를 위해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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