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멕시코이민청 총체적 난국…"사설업체가 경비"
수용인원·사망자 집계도 오락가락…대통령 "숨김 없이 낱낱이 조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멕시코 이민청(INM) 화재 참사와 관련, 이민자 수용소(센터) 보안을 사설업체가 일부 책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당 시설은 민간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며 "이런 사실은 검찰에서도 확인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청이 직접 관리하기도 했지만, 사설 업체와의 계약 관계도 존재했다"며 경위 파악을 위해 먼저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단계라고 부연했다.
정부 주요 현안이자 미국 및 중남미 국가와의 외교 관계에서 가장 첨예한 갈등을 불러오는 이주자 관리·대응 문제를 이민청이 민간에 어느 정도 선까지 맡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화재 당시 내부 관리자가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를 폐쇄하면서 피해자가 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태에서, 이민청의 무책임한 센터 관리 실태에 비판의 화살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화재 당시 관리자가 내부 화염을 보고도 그냥 나가 화를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저도 관련 영상을 봤다"며 "우리는 범죄를 조작하거나 누군가를 고문하는 식의 권위주의 시대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숨기지 않고 다 드러낼 것"이라고 확언했다.
멕시코 이민청은 수용인원과 사망자 명단 확인에도 혼선을 빚었다.
전날 오후까지 '68명 수용·40명 사망·28명 부상'으로 보고했던 이민청은 밤늦게 '66명 수용·38명 사망·28명 부상'으로 수정했다고 현지 매체인 엘우니베르살은 보도했다. 이어 이날 병원에 있던 1명이 더 숨져 현재까지 39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용자 출신국은 과테말라, 온두라스, 베네수엘라, 엘살바도르,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이다.
지난 27일 오후 9시 30분께 미국 접경지역인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청 내 이민자 수용소에서는 본국 추방에 항의하는 일부 이민자의 방화로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야당과 국제사회의 철저한 조사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국제사면위원회(국제앰네스티)는 성명을 내 "비인간적인 이주민 통제 시스템을 개선하기는커녕 멕시코 대통령이 완곡한 어법으로 이주민을 비난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경시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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