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열차참사 여파 속 5월21일 총선 실시 확정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그리스가 지난달 발생한 열차 충돌 참사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오는 5월21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TV 방송으로 중계된 내각 회의에서 총선일을 이같이 확정했다고 밝혔다.
미초타키스 총리의 임기는 올해 7월까지다. 현재 그리스 정치 지형상 과반 득표 정당이 나오기 어려운 실정을 고려하면 2차 선거가 사실상 불가피하다.
따라서 권력 공백이 없게 하려면 7월 초에 2차 선거를 실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1차 선거일을 정해야 했고, 애초 1차 선거일은 4월로 계획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그리스 사상 최악의 열차 사고가 발생하면서 4월 총선 계획은 취소됐다.
지난달 28일 자정 직전 350명을 싣고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가던 여객열차가 테살로니키에서 라리사로 가던 화물열차와 정면으로 충돌한 사고로 57명이 사망했다. 열악한 철도 시스템이 10여년간 방치됐다가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며 수십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였다.
미초타키스 정부는 오는 5월 21일에 1차 선거를 하면 7월 초에 2차 선거를 치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당인 ND는 열차 사고로 악화한 여론 속에서도 총선 승리를 목표로 두고 있다.
시민들의 반발 여론은 현 정부뿐 아니라 전 정부 역시 문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정당 지지도 분포는 사고 이후에도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그리스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초타키스 총리가 이끄는 ND는 열차 사고 후 지지율이 32%에서 28.5%로 다소 하락했지만 알렉시스 치프라스 전 총리가 소속된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지지율은 25%에 머물며 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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