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 앞둔 트럼프, 폭스뉴스서 "또다른 형태의 선거 사기" 주장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성추문 입막음 관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보수성향 방송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신에 대한 수사는 또 다른 형태의 '선거 사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차기 대선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검찰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수사를 "새로운 방식의 선거 사기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선 직전인 2016년 과거 성관계를 맺은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관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변호사를 통해 13만 달러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 돈을 변호사가 먼저 내게 하고 추후 자신의 회삿돈으로 변호사에게 변제하면서 회사 장부에 '법률 자문 수수료'라고 허위 기재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이는 사실로 드러나면 기업 회계 위조라는 엄연한 범죄가 된다.
앞서 그는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사흘 안에 검찰에 의해 체포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폭동을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24일에는 재차 "거짓에 근거한 기소가 초래할 수 있는 '죽음과 파괴'가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와 같은 SNS 글에 대해 "폭력을 선동하기 위한 글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게시글에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과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방검사장의 모습이 나란히 담긴 사진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선 "실수로 게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의 기소에 대해 "나는 이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며 "나는 아주 부정한 사람들, 깡패들과 상대하고 있다"며 검찰을 힐난했다.
트럼프는 차기 대선의 경쟁자인 디샌티스 주지사에 대해선 친하진 않고, 잘 알지도 못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디샌티스를 절박한 정치인으로 묘사했다. 디샌티스가 2018년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 나갈 때 자신의 지지를 받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고 전했다.
디샌티스가 이처럼 자신에게 빚진 것이 있는 만큼, 2024년 대선에는 나가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트럼프는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검토 중인 맨해튼 대배심은 이날 기소 관련 투표를 하지 않고 회의를 연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음 회의는 29일 열릴 것으로 관측됐다.
당초 대배심의 기소 여부 판단은 이르면 지난주 내려질 것으로 예측됐으나 일정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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