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아프간 저명 여성교육운동가 체포…행방 묘연
유엔, 탈레반에 "법률대리인·가족과 접촉 보장" 요청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의 저명한 여성교육운동가가 현지 집권 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체포됐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8일 보도했다.
유엔 아프가니스탄지원단(UNAMA)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펜 패스(Pen Path)의 대표이자 여성교육 옹호자인 마티울라 웨사가 전날 (탈레반에 의해) 카불에서 체포됐다"고 밝혔다.
UNAMA는 탈레반 당국에 웨사의 행방과 체포 이유를 확인해달라고 했다며 "웨사가 법률 대리인 및 그의 가족과 접촉할 수 있도록 보장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웨사의 가족도 "웨사가 27일 오후 기도를 마친 후 모스크(이슬람사원) 밖에서 붙잡혔다"며 "그들은 웨사의 신분증을 요구했고 이후 그를 구타한 후 강제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펜 패스는 웨사가 이끄는 아프간 여성교육 관련 비정부기구(NGO)로 2009년에 설립됐다.
펜 패스는 당국에 여학교를 다시 열라고 촉구하는 등 교육 관련 캠페인을 벌여왔다. 시골 지역에서는 책을 나눠줬고 이동식 도서관도 운영했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재집권 이후 여러 유화 조치를 발표했다가 지난해 중·고등 여학생 등교를 전면 금지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학 여성 교육까지 금지했다.
아프간 여성들은 현재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금지되는 등 심각하게 인권이 유린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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