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중·공중서 핵위력 과시…패션쇼하듯 무기 시험"

입력 2023-03-28 12:42
수정 2023-03-28 21:18
"北 수중·공중서 핵위력 과시…패션쇼하듯 무기 시험"

BBC, 2주간 동향 분석…"추적·요격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북한이 최근 수중, 공중, 지상에서 핵무기를 마치 '패션쇼'하듯 시험 중이며, 이에 따라 추적이나 요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28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엘런 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북한이 최근 2주 간 다양한 핵무기를 시험하면서 "패션쇼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고 진단했다.

이는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지난 16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참관 당시 입었던 외투가 명품 브랜드 '디올'로 추정되는 가운데 나온 비유이기도 하다.

북한은 24일 관영매체를 통해 핵 무인 수중 공격정 '해일'을 전격 공개했으며, 지난 22일에는 모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순항미사일을 600m '초저고도' 상공에서 폭발시키는 시험도 했다.

또 19일에 발사한 전술탄도미사일(SRBM·KN-23)이 지하에 땅을 파서 만든 원통형 시설(사일로)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 상태다.

김 부소장을 포함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같이 새롭고 더 정교한 무기들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BBC는 전했다.

김 부소장은 "이전에 우리는 그들이 잠수함에서 순항 미사일을 쏠 수 있다거나, 지하에서 미사일을 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북한 무기들을 추적하고 요격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게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이 잠수함에서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사전 감지가 어려우며, 발사 뒤에도 저고도로 비행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말했다.



BBC는 이런 진단을 토대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우리를 공격할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것이라면서도 그가 군사 능력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최근 발사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자랑하지만 대부분 매우 작은 경량 핵탄두가 필요한 것으로 북한은 이 같은 것들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고 BBC는 지적했다.

BBC는 북한 핵무기 고도화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과 대화는 지난 4년 넘게 지체돼왔으며, 북한은 얻는 것이 가장 많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만 대화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경제난 등으로 내부에서 절박한 상황이며, 이러한 점에서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그에게 남겨진 유일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에 따라 더 다양하고 치명적인 무기 세트를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망했다.

김 부소장도 "더 많은 시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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