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 군정, 프랑스24 방송 송출 금지
알카에다 지부 수장 인터뷰 보도 문제 삼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군사 정부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24의 국내 송출을 금지했다.
프랑스24가 최근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 수장과 한 인터뷰를 문제 삼은 조처라고 AFP와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장엠마누엘 오에드라오고 군정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모든 영토에서 프랑스24의 방송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방송된 아부 우바이다 유수프 알아나비 AQIM 수장과 인터뷰를 언급하며 "프랑스24는 테러리스트들의 선전기관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테러 행위와 증오 연설에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24는 지난 6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전문기자인 와심 나스르가 제기한 17개 질문에 대해 알아나비의 서면 답변을 방송했다.
부르키나파소 군정의 이날 조치에 대해 프랑스24는 "안보 위기가 언론의 입막음을 하는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며 즉각 반발했다.
프랑스24는 성명에서 "AQIM 수장의 인터뷰를 직접 방송하지 않고 서면 답변 내용을 소개했을 뿐"이라며 "이를 통해 지난주 니제르에서 석방된 프랑스인을 이 단체가 억류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부르키나파소 군정은 지난해 12월에도 테러 지도자들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이유로 프랑스24와 함께 프랑스 메디아 몽드 그룹에 속한 RFI 라디오의 송출을 금지했다.
이 같은 일련의 조처는 인접국 말리 군정이 지난해 RFI·프랑스24에 가한 제재와 판박이다.
말리 군정은 작년 3월 "말리 군의 민간인 가혹행위, 인권침해 등 잘못된 혐의를 보도한다"며 RFI와 프랑스24의 방송 송출을 중단한 데 이어 같은 해 4월 자국 내 영업 허가를 철회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쿠데타로 군부 정권이 들어선 이후 프랑스와 관계가 악화하면서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6개월 간격을 두고 프랑스군이 모두 철수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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