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단체 식사"…홍콩, 中 단체여행 재개에 민원 잇따라

입력 2023-03-27 16:40
"길에서 단체 식사"…홍콩, 中 단체여행 재개에 민원 잇따라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지난달 중국과 홍콩 간 왕래가 전면 재개된 후 홍콩에서 중국 저가 단체여행객들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홍콩 동방일보·RTHK·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홍콩 소셜미디어에는 길거리에서 식사하는 중국 단체여행객들의 사진이 퍼져나가고 있다.

또한 홍콩 당국에는 중국 단체여행객들로 인한 혼잡과 위생 문제에 대한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동방일보는 중국 저가 단체여행객들이 홍콩 카오룽 지역 일부를 가득 채우고 있으며 이들은 싸구려 테이크아웃 음식을 길거리에서 먹고 있었다고 전했다.

SCMP도 이날 카오룽 토카완 지역의 주거지역들을 둘러본 결과 대규모 중국 단체여행객이 일부 장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는 일부 여행객들이 길거리에서 중국식 패스트푸드를 먹는 사진들이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 단체여행객들이 홍콩 남부 리펄스베이의 한 공중화장실 바깥에서 즉석 컵누들을 먹고 있는 사진들도 인터넷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홍콩 관광 당국은 저가 단체여행객들을 둘러싸고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 본토 관광객들을 응대하는 상점에 대한 신청·허가를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홍콩 당국은 이달 들어 중국 단체여행객들이 보행로를 막아 혼잡을 일으키고 거리에서 식사해 불편을 야기한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자 지난 주말 카오룽시티와 토카완 등 일부 지역에서 중국 본토 단체관광객들이 찾는 식당과 관광지를 시찰했다.

당국은 관광업계 대표들이 적당한 식사 장소 물색, 관광버스 픽업 시간 조정 등 혼잡 개선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홍콩인바운드여행연합 리키 쓰 회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우리는 홍콩 현지 주민들을 유념하고 있으며 그들의 일상이 영향받지 않기를 바란다"면서도 여행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3년 만에 사업을 재개했고 중국 본토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가격대의 여행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홍콩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초 중단됐던 중국과 홍콩의 인적 왕래는 지난 1월 8일 조건부 재개된 데 이어 2월 6일 전면 재개됐다.

홍콩 정부는 2월 홍콩을 찾은 방문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1월의 세배인 총 146만명이 찾았는데 그중 110만명 이상이 중국 본토에서 온 여행객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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