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당국, 크레디트스위스 경영진 조사·징계 가능성
"조직문화 문제 많았다"…재무장관 "CS, 당국 개입 없이 하루도 못 버텼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이 UBS에 인수된 크레디트스위스(CS) 경영진을 조사·징계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를리느 암스타트 FINMA 청장은 이날 스위스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 신문 일요판 NZZ 암존탁에 실린 인터뷰에서 위기를 초래한 CS 경영진에 대한 새로운 소송절차 착수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스타트 청장은 무책임한 것으로 비칠 수 있을 정도로 CS의 조직문화에 문제가 많았다며, 책임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한 경우도 종종 있었고 이런 것들이 위기 대처 능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FINMA가 법 집행기관은 아니지만 CS 경영진들을 처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다만 새로운 소송절차 돌입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FINMA가 최근 수년간 CS에 6차례나 소송을 제기했다면서 FINMA가 CS 사태에 더 적극적으로 일찍 개입했어야 했다는 비판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부터 CS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으나 개입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스위스 정부가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스위스 당국이 스스로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결정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카린 켈러 서터 재무장관도 NZZ 인터뷰에서 당국의 개입이 없었더라면 CS는 하루도 못 버텼을 것이라면서 당국 개입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켈러 서터 장관은 당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CS의 결제거래가 어려워지고 파산했을 수도 있었다면서 CS가 파산했더라면 스위스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두 배에 이르는 영향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CS의 파산이 국제적인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UBS의 CS 인수가 투자자의 권리를 짓밟은 것이며 스위스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됐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더 나은 대안이 없었다면서 CS 국유화를 포함한 다른 대안들 모두 국가에 더 큰 위험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 논의된 CS의 '질서 있는 퇴출'도 상당한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방안이며 스위스가 '글로벌 시스템에 중요한 은행'(G-SIB)의 문을 닫는 첫 번째 국가가 되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금보장을 간접적인 국가지원으로 볼 수는 있지만, CS에 연방정부 자금이 흘러 들어간 것은 없기 때문에 UBS의 CS 인수가 사실상 긴급구제라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CS 구제에 대해 스위스 정부를 압박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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