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변언론인 후시진 "자유·여유 늘리자" 주장 눈길

입력 2023-03-24 21:14
中관변언론인 후시진 "자유·여유 늘리자" 주장 눈길

'통제강화→사회활력 저하→경제 악영향' 위기감 반영하는듯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의 대표적인 관변 언론인인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장이 중국 사회의 경직성을 지적하며 "자유와 여유를 늘리자"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후 전 편집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채널에 '우리 사회의 자유와 여유를 늘리자. 이는 국가이익 증진에 매우 중요하다'는 제목으로 게재한 글에서 "우리 사회는 자유의 수준을 높이고 국가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영역에서 통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썼다.

그는 "우리 사회를 총체적으로 좀 더 느슨하게 하고 각 방면의 활력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 국익 증진을 위해 중요하다"며 "중국은 사회주의시장경제를 시행하는데, 시장경제는 충분한 여유와 자유의 수준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안보는 모든 것의 전제이자 기초이며, 국가안보를 위한 최대의 기초 버팀목은 발전"이라며 "질 높은 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 창출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이런 조건의 중요한 요소는 사회가 마땅히 가져야 할 활력과 창조성"이라고 썼다.

그는 "자유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한계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동시에 관리의 한계를 주의해야 하며, 관리의 최대화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관리가 윗선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엄격해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처럼 안보를 둘러싼 관리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엄격해지는 현상은 일정 정도 보편적"이라며 "안보의 정의에 대해서도 일부 영역에서는 너무 광범위해 충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 전 편집장은 이어 23일 '사회 활력과 창조성에 새 공간을 열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비슷한 주장을 전개했다.

그는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업무와 생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과거에 비해 '엄격해졌다'고 느끼는데, 이는 3년 방역 기간(제로코로나 정책 시행 기간) 특수한 사고방식과 업무 방식, 감지하기 어려운 일부 관성과 관련있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일부 정책이나 결정을 과도하게 집행하는 경향과 관료주의 특유의 '면책 지향', 관리 및 통제 지상주의 등이 제로코로나 기간 돌출됐다며 "우리는 사상을 해방하고 창조적으로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사회는 반드시 단결과 분투의 거시적 사회 분위기를 수호해야 한다"면서도 "그것을 위해서도 사회에서 응당 있어야 할 적당한 여유는 매우 중요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대외적으로 엄중한 경쟁과 갈등에 직면한 상황에서 최종 승부는 바로 사회의 패기와 그것을 기초로 한 창조력"이라고 강조했다.

후 씨는 그간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풀어냄으로써 특정 정책·방침이 원만하게 추진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거나, 당국을 대신해 민심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글을 종종 쓴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3기가 출범하기까지 고강도 방역과 사회적·사상적 통제 강화 속에 중국 사회의 활력과 창의력이 위축되고, 그것이 경제 회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데 대해 집권층 내부에서도 위기를 감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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