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가전복기획 모의 잔당 수색중 특공대 1명 피격
잔당 중 현직 경찰·군인 포함…5명 피고로 세운다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수사당국이 국가전복 기획을 모의한 극우세력 잔당을 수색하던 과정에서 특공대 소속 1명이 총격을 받아 부상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22일(현지시간) 독일 8개 주와 스위스에서 '제국시민(Reichsbuerger)' 네트워크에 소속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과, 이들의 연락책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19명의 거처를 일제히 수색했다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엔에서는 수색작전에 투입된 특공대 소속 1명이 총격을 당해 경상을 입었다.
연방검찰 대변인은 이날 수색 과정에서 총격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검찰은 총을 쏜 용의자를 붙잡아 살인미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이 용의자는 이날 특공대가 진입하자 보루를 쌓고,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dpa통신은 이날 현장에서 총소리가 5차례 났다고 전했다. 경찰은 진입 과정에서 닫힌 문을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색대상 19명 중 뮌헨, 켐니츠, 하노버, 장트갈렌 출신 5명은 제국시민 사건 관련 소송에서 피고로 지목됐다고 독일연방검찰은 밝혔다.
다른 14명은 아직은 피고로 지목되지는 않았지만, 내부 채팅방에서 활동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WDR, NDR 방송과 쥐트도이체차이퉁(SZ)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수색당한 이들 중에는 현직 경찰과 군인이 여러 명 포함됐다.
이들 중 일부는 극단적인 반국가적 행위가 팽배한 추가 네트워크와 그룹을 구성했다고 수사당국은 설명했다.
수사당국은 지난해 12월 국가전복 기획을 모의한 제국시민들의 통신내역과 금융거래내역을 뒤진 결과, 이들 잔당을 색출해냈다고 SZ 등은 전했다.
독일 연방검찰은 지난해 12월 7일 독일 연방의회에 무장 공격을 가해 국가 전복을 도모한 극우 반정부 세력 관련자 23명을 검거했다.
이를 위해 독일 내 11개 주 162곳에 경찰 3천여명을 투입해 일제 수색을 펼쳤다.
이들은 현재의 민주 연방정부를 부정하고 1871년부터 세계 제1차 대전 패전 직전까지 유지된 독일의 '제2제국'을 추구하는 제국시민 운동과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은 286개 전투부대 조직을 목표로 지역별 향토방위 부대의 건설을시작하고, 제복과 직인까지 마련했다. 이들 전투부대는 국가 전복 이후 사람들을 체포하고 처형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다.
당시 검거된 제국시민 사건 연루 혐의자 중에는 군인과 특공대원, 경찰, 의사, 성악가, 법률가, 요리사 등이 포함됐으며, 전직 판사이자 전 극우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비르키트 말자크-빙케만 의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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