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법원출두 때 등뒤로 수갑 차고 포토라인 서길 원해"
측근 전언 보도…'성추문 입막음' 기소시 퍼포먼스 준비
"총 맞아도 상관없어…'박해받는 사람' 돼 차기대선 승리"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당할 경우 수갑을 차고 법정 출두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은 복수의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들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기소와 관련된 모든 것을 극적으로 꾸미고 싶다며 수갑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에 유명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사실을 숨기려고 회삿돈 13만달러를 합의금으로 전달한 뒤 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를 맡은 뉴욕 맨해튼 검찰은 조만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최초로 형사 기소되는 전·현직 대통령이 된다.
검찰이 부당하게 자신을 기소하려고 한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급기야 수갑을 등 뒤로 차고 포토라인에 서겠다는 뜻을 참모들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행동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억울하다고 보는 사법처리에 대한 저항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기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번 사건에 관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팀은 감방에 간다는 아이디어에 흠칫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호팀의 안전 우려를 들어 다음주에 조용히 신병을 넘기거나 원격 출두 일정을 잡으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약해보이거나 패배자로 비칠 수 있다며 그런 조언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누군가가 자신을 총으로 쏴도 상관 없다고 여러 측근들에게 말했고 나중에는 급기야 자신이 총에 맞으면 '박해받는 사람'이 돼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그러나 가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갑이나 포토라인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앨빈 브래그 맨해튼 검사장이 수갑 퍼포먼스를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에도 평소처럼 골프를 즐긴 것으로 미뤄 이번 기소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는지도 의문이며, 단지 검찰에 반항적으로 보이고 대선에 유리하게 이용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고 전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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