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반도체법 실무진 내일 방한…"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종합)

입력 2023-03-22 12:12
美반도체법 실무진 내일 방한…"불확실성 상당 부분 해소"(종합)

산업장관 "우리 기업 투자·생산전략 구사에 유연성 확보" 평가

적용 시점 하반기 예상…정부, 기업 전략적 선택 총력지원 방침



(서울·세종=연합뉴스) 홍국기 권희원 기자 =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상 지원금이 국가안보를 저해하는 용도로 사용되지 않도록 설정한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의 세부 규정 초안이 공개된 가운데 담당 주요 실무진이 23일 방한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우리 기업이 대미 투자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미국의 반도체법상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지속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 상무부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가드레일 세부 규정안을 적용하면 중국에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미국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을 경우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발효된 반도체법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면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생산 시설의 기술적 업그레이드도 포함할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전날 공개된 세부 규정안에서 실질적인 확장은 '양적인' 생산능력 확대로만 규정돼 한숨을 돌리게 됐다.

미국이 적어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 진보'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밝힌 셈이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생산 설비의 유지와 부분적 확장은 물론, 기술 업그레이드(진보)도 계속 가능할 것"이라며 "기술 업그레이드 시 집적도 증가를 통해 웨이퍼당 칩을 증가시킬 수 있어 기업 전략에 따라서는 추가적인 생산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업계와 계속 소통하면서 세부 규정의 내용을 상세히 분석할 것"이라며 "분석 결과를 토대로 60일간의 의견수렴 기간 미국 측과 추가적인 협의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어제 나온 결과로는 여러 가지 우려에 대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기업들의 투자·생산 전략 구사에 유연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이 장관은 "기술 업그레이드에 구체적인 제한이 없다는 측면에서 "기업들이 어느 정도 안도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이미 작년 10월 발표한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 조치를 통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 등에 제동을 건 바 있다.

미국 기업이 ▲ 핀펫(FinFET)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nm 내지 14nm 이하) ▲ 18n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 또는 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해 사실상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출 통제에 대해 1년 유예 조치를 받아 기한이 도래하는 올해 10월까지는 중국 공장에서 첨단 장비를 계속 수입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장비 조달 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가드레일 조항 관련 미국 정부 발표를 면밀히 검토해 향후 대응 방향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우리 기업이 가드레일 세부 규정 등 관련된 제반 여건을 분석해 글로벌 경영 전략 차원에서 대미 투자, 미국 인센티브 신청 등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정부는 이런 기업의 전략적 선택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미국이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60일간의 의견수렴과 검토 절차를 모두 끝내면 실제 기업들에 적용되는 시점은 올해 하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redflag@yna.co.kr,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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