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살인·고문 인권침해 심각…안전성·보위성·軍이 주도"(종합)
바이든정부, 세 번째 인권보고서 "北, 김씨 일가의 권위주의 국가"
"인권유린 북한 전체 만연…北당국, 웜비어 죽음 상황 설명 안해"
블링컨 "中, 위구르·홍콩 탄압…美의 인권결점 인정하는 데도 열려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북한에 자의적인 체포와 고문, 살인은 물론 인신매매와 아동노동 등 비인도주의적 행위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22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에 대해 정권 수립 이후 "김씨 일가가 이끄는 권위주의 국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는 매년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각국의 인권 상황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으며,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번이 세 번째 보고서로 모두 198개 국가 및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보고서의 북한 관련 내용은 앞선 두 차례 보고서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국내 안보기관인 사회안전성(한국 경찰청에 해당), 국가보위성, 군 등을 효과적으로 통제한다면서 이들 부문이 수많은 학대를 저질렀다는 많은 보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에서는) 정권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자의적인 살인, 강제 실종, 당국에 의한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주의적인 대우 및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며 "정치범 수용소 등 가혹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수감 환경"도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례 중 하나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탈북자들과 시민단체들의 보고서를 거론하면서 북한에서는 구타와 전기고문, 물고문, 알몸 노출,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없는 작은 감방에서의 감금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자의적 체포 및 구금, 제3국에서의 개인에 대한 초국가적 억압, 사법독립 부재, 사생활에 대한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 개인 범죄에 대한 가족 구성원 처벌이라는 연좌제도 북한의 중대 인권 문제로 거론했다.
이어 검열과 억압을 통한 표현 및 언론 통제, 인터넷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 자유에 대한 실질적인 간섭, 종교와 신념의 자유에 대한 엄격한 제한, 이동 및 거주의 자유와 해외 이주 권리에 대한 심각한 제한도 기술했다.
아울러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한 평화적인 정권 교체 불가, 정치 참여에 대한 엄격한 제한, 심각한 정부 부패, 독립적인 국내 인권단체 금지 및 국제 인권단체의 접근 거부도 북한의 인권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젠더 기반 폭력에 대한 조사·책임의 결여, 강제적인 낙태·불임 수술 등 생식 건강 접근에 대한 장벽, 인신매매, 노동조합 불법화, 최악 아동노동 등도 거론했다.
이어 보고서는 지난해 7월 유엔 사무총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로 인한 여행 제한이 북한 내 국제기구 체류를 제한하고 탈북자의 수를 감소시켰다고 보고한 내용을 인용하며 "이는 북한 외부로의 정보 흐름을 더욱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 당국이 인권 유린을 저지른 공무원을 기소하려고 조처했다는 징후는 없다"면서 "모든 수준에서 부패가 만연했다는 보고들이 지속하고 있고, 인권 유린과 부패에 대한 책임면제는 북한 전체에 만연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북한 당국은 북한에 구금됐다 2017년 석방 직후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에 대해서도 "죽음으로 이어진 상황에 대해 여전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의 인권 보고서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외교적 접근법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선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2021년 12월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이유로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 출신 리영길 국방상 등에 대해 북한인권과 관련한 제재대상으로 처음 지정했고, 작년 12월에도 탈북을 시도한 북한 주민들을 사살하고 있다며 국경수비대를 제재 대상에 추가로 올렸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1월엔 6년 만에 북한인권특사를 지명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은 작년 12월 국무부가 매년 지정하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 명단에 북한을 21년째 포함하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보고서 발표 연설에서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중국과 러시아, 이란, 탈레반, 쿠바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은 위구르족에 대한 대량학살과 반인도주의적 범죄, 티베트에 대한 억압, 홍콩에서의 기본권 탄압, 기본적인 자유를 행사한다는 이유로 본토 주민들을 표적으로 삼는 등 학대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전 세계의 인권 상황을 사실적이고 객관적이며 엄격하게 설명한다"며 "모든 사람,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 차이점을 가진 국가들까지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고서는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하지만, 우린 미국도 인권에 대한 일련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안다"며 "이런 도전에 맞서려는 우리의 의지는 우리의 결점을 감추거나 그런 게 존재하지 않은 척하지 않고 그것을 인정하는 데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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