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화학 원료 자급률 확대…국내 업황부진 장기화"

입력 2023-03-20 16:34
"중국 석유화학 원료 자급률 확대…국내 업황부진 장기화"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이 석유화학 원료 자급률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 업황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20일 전망했다.

나신평은 이날 발간한 관련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이 공격적으로 석유화학 생산설비를 확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회사가 생산하는 석유화학 제품 가운데 50%가 수출되고, 이 가운데 절반은 대중국 수출 물량이다.

즉 국내 기업이 수출한 석유화학 제품 소재를 중국이 재가공해 세계 각지로 수출하는 구조인데, 중국이 최근 대중국 수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초유분(석유화학 기초원료)과 중간원료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4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까지의 중단기적 석유화학산업 목표에 따르면 중국은 향후 에틸렌을 비롯한 기초유분 확보 수준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화학 공업단지를 조성하고 설비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나신평은 "중국이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는 주목적은 자급률 상향"이라며 "2025년 기준 대부분의 주요 기초유분, 중간원료 자급률이 100%를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중국의 설비 증설이 집중되던 시기에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수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국내 석유화학사의 업황 하강 국면(다운사이클)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석유화학사들은 그간 업황 둔화로 영업 현금 흐름이 줄어든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위한 설비투자 등에 대규모 자금을 지출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이는 향후 호황기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수익성 하락기가 예상보다 길어지거나 호황기의 수익성이 과거에 미치지 못할 우려가 있다.

나신평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재건 등의 대규모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석유화학 업황 하락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며 "업황 개선을 기대해 재무적 여력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투자를 단행한 석유화학사는 재무안정성 회복에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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