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혼이 대세…40대 초반 신부가 20대 초반 신부보다 많아
25년간 혼인건수 20대 초반 여성 93%↓…40대 초반 여성 50%↑
20대 인구 감소·가치관 변화…여자 연상 부부 비중 사상 최고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만혼(晩婚)이 심화하면서 40대 초반 신부가 20대 초반 신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20대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구조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0대 초반(40∼44세) 여성의 혼인 건수는 1만949건으로 20대 초반(20∼24세) 여성의 혼인 건수인 1만113건보다 많았다.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를 웃돌았다.
2021년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은 1만412건으로 연령대별 혼인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9천985건)를 앞선 바 있다.
이제 40대 초반 신부를 20대 초반 신부보다 더 쉽게 볼 수 있다는 의미다.
25년 전과 비교하면 전체 혼인 건수는 1997년 38만8천960건에서 2022년 19만1천690건으로 51% 감소했다. 특히 2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가 13만6천918건에서 1만113건으로 93% 줄었다.
반면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같은 기간 7천322건에서 1만949건으로 50% 늘었다.
20대 초반 여성 혼인 건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동안 40대 초반 여성의 혼인 건수는 1.5배로 증가한 것이다.
특히 40대 여성의 초혼이 1997년 1천484건에서 지난해 5천835건으로 3.9배 수준으로 늘었다.
배경에는 20대 여성 인구가 감소하는 구조적 변화가 먼저 꼽힌다.
연령별 주민등록 연앙인구(연초와 연말 주민등록인구의 산술평균)를 보면 20대 초반 여성은 1997년 204만7천명에서 2022년 144만9천명으로 29.2% 줄었지만, 40대 초반 여성은 같은 기간 168만2천명에서 195만6천명으로 16.3% 늘었다.
저출생 등에 따른 인구 고령화가 혼인 건수에도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결혼해야 한다는 인식이 적은 점도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20대 비중은 35.1%로 10대(29.1%)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았다. 40대는 42.3%였다.
늦어지는 사회 진출 시점 등도 만혼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혼인에 대한 가치관 변화가 맞물리면서 여자가 연상인 부부 비중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혼 부부 중 여자 연상 부부는 19.4%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늘었다. 초혼 부부 5쌍 중 1쌍은 연상연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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