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실적 'K-배터리' 압도…한국계 3사, LFP로 도전장

입력 2023-03-19 06:33
中 CATL 실적 'K-배터리' 압도…한국계 3사, LFP로 도전장

작년 매출, LG엔솔의 2.4배…저가공세로 시장 잠식

R&D 비용도 국내 3사보다 월등 많아…배터리 기술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의 CATL이 지난해 한국계 배터리 3사를 압도하는 실적을 올렸다.

실적뿐 아니라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도 한국 업체보다 월등히 많았다.

CATL은 특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급속히 높여가고 있는데, 한국 업체들도 중국이 주력으로 삼는 LFP 배터리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CATL 작년 매출 62조4천억원…K-배터리 3사 합한 것보다 많아

19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의 CATL은 지난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CATL의 작년 매출은 3천286억위안(약 62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52% 증가했다.

이는 시장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작년 매출(25조5천억원)의 2.4배 규모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006400](20조1천억원), SK온(7조6천억원) 등 한국계 3사의 작년 매출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렸지만, CATL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CATL은 순이익에서도 한국계 3사를 압도했다.

CATL의 작년 순이익은 307억2천만위안(약 5조8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92.9%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순이익은 각각 7천억원, 8천억원이었다. SK온은 1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탑재량에서 CATL은 시장점유율 37%로 6년째 1위를 지켰다. 점유율은 전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점유율은 2021년 30.2%에서 지난해 23.7%로 6.5%포인트 하락했다.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LFP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CATL은 R&D에도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CATL의 R&D 비용은 전년보다 102% 증가한 155억위안(2조9천억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지난해 R&D비용은 각각 8천억원, 1조원이었다.

SNE리서치는 "CATL은 중국 내 생산 시설 확충에 이어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글로벌 배터리 업계 1위를 사수하기 위해 배터리 가격 절감과 연구개발 투자 등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고 분석했다.



◇ LG엔솔·SK온 등 LFP 시제품 선보여…삼성SDI도 개발

중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한국 배터리업체도 대응에 나섰다.

특히 중국이 장악한 LFP 배터리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SK온은 이달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배터리산업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시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배터리 3사 가운데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만든 건 SK온이 처음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번 전시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다.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등으로 LFP 적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삼성SDI도 LPF 개발 계획을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5일 정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LFP도 중요한 플랫폼 중 하나로 생각한다"며 "향후 사업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FP 배터리는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와 비교해 안정성이 높지만, NCM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은 것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이에 그동안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NCM 배터리를 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LFP 배터리 탑재를 늘리고 있다.

기술 진화로 LFP의 에너지 밀도가 향상된 데다 인플레이션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업계가 기술력이 없어서 LFP 제품을 개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라며 "LFP 등 다양한 배터리에 대한 고객사들의 요구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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