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미, 北미사일 감시정보 韓日에 실시간 제공해야"

입력 2023-03-15 11:59
美싱크탱크 "미, 北미사일 감시정보 韓日에 실시간 제공해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 전문가 논평…"SBIRS 통한 초기평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정보를 늘려야 한다는 미국 싱크탱크의 제언이 나왔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핵 전문가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게시한 논평에서 "미국 '우주기반적외선 시스템'(SBIRS)에서 수집한 정보의 공유가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유의미하게 높여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SBIRS로 수집한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한국과 미국 정부에 신속하게 제공하면서도 미국의 안보 우려를 완화할 수 있는 안전한 정보 공유 프로토콜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조기경보체계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SBIRS는 모든 범위의 미사일 발사 단계에서 발생하는 적외선 신호를 포착하도록 설계돼 엔진 점화 후 수십 초 만에 발사를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미국은 전 세계 미사일 실험과 훈련, 사용 등을 파악하고 평가한다. 지난 1년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 사용한 미사일의 수와 성공률에 대한 공개적인 정량 평가는 대부분 SBIRS 데이터에서 나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의 움직임을 파악할 때 여기에서 나온 데이터에 상당 부분 도움을 받고 있지만, 비용과 복잡성 탓에 한국과 일본이 이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다 선임연구원은 전했다.

그는 SBIRS 정보 공유 강화 필요성의 이유로 한국과 일본이 현재 자국 영토 인근에 발사된 미사일을 추적하는 데 쓰이는 방식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이 2019년 이후로 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발사해 추적을 더 복잡하게 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발사된 미사일 수나 사거리, 최대 고도 등 정보를 각각 다르게 내놓는 일도 있었다. 2019년과 2021년에는 한국 정부의 발표 없이 미국 당국이 언론에 먼저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알리는 일도 있었다고 판다 연구원은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평가가 잘못됐거나 미사일 경보 체계가 부족하면 단순히 북한으로부터 비웃음을 사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억지력을 약화하거나 심지어 추가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미사일 추적 능력이 실제로 약하거나 약한 것으로 인식된다면 미사일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북한의 '과신'을 일으키고, 북한이 역내 경보능력을 시험해보고자 미사일 도발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북한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미국은 SBIRS로 수집한 로데이터(미가공 원자료)를 동맹국에 제공하기를 꺼릴 수 있다.

판다 연구원은 실시간에 가까운 충실도를 유지하는 선에서 미국이 탐지된 미사일의 수나 유형 이상의 정보를 담은 초기 평가를 신속히 제공하는 메커니즘의 실현 가능성을 연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 제공이 가능하려면 초기 평가를 탐지 1∼2분 내로 해야 하는데, 이런 목표가 실현 가능해야 한다고도 그는 덧붙였다.

판다 연구원은 "한국의 핵무기 추구 가능성에 관한 윤석열 대통령의 놀라울만한 공개적 숙고는 미국과 동북아시아 동맹국들이 공유하는 안보의 진전에 새로운 창의적 수단이 필요함을 말해준다"며 "미국이 동맹국들의 과감한 접근에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