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 주주행동 목적 KT 주식 매입 검토 뒤 보류"
"KT 주가 상승에 주총 전 주주 설득 어렵다 판단…향후 하락시 개입 가능성"
KT 소액주주 카페 "전체 1.3% 윤경림 찬성" 주장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최근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제안 등으로 활동 폭을 넓히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KT[030200] 차기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KT 주식 매입을 검토했다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A 행동주의 펀드가 이달 말 주주총회를 앞두고 KT 주식 매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번 KT 주총에서 주주제안 등 행동에 나서는 것이 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주식 매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KT, 포스코 등 소유 분산 기업에서 일어나는 전현직 임원 '참호 구축' 등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 행동주의로 깨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현모 대표 재임 기간 KT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KT 내부 문제가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므로 개혁해야 한다고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주총 이후 KT 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면 행동주의 펀드 개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KT 대표 인선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사외이사들이 외압이나 특정 세력의 휘둘림 없이 독립적으로 주주와 임직원 전체 이익을 위해 독립적인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현명 전 KT 사장이나 최근 사임한 벤자민 홍 전 사외이사를 제외한 KT 사외이사진은 모두 교수나 변호사로 기업이나 자본시장보다는 정관계와 가깝다고 할 수 있다"며 "정관계와 교감이 있는 후보가 물망에 오르면 대표로 선임하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경림 차기 대표이사 후보와 사외이사 후보 선출에 찬성하는 국내 소액 주주들은 13일부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시작된 KT 주총 전자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다며 인증용 사진 등을 네이버 카페 'KT 주주모임'에 올리고 있다.
카페 운영진은 전날 오후 기준 찬성표에 동참 의사를 밝힌 소액주주가 보유한 KT 주식은 339만5천주라고 주장했다. 이는 KT 전체 발행 주식 수의 약 1.3%에 해당한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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