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방예산 대폭 늘렸다지만…작년 특별기금 1유로도 안썼다"
여당 의원, 의정보고서에서 지적 "병영엔 화장실도 제대로 작동 안해"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독일이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방예산을 대폭 늘렸으나 집행이 신속히 되지 않아 군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AFP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 소속 중진의원이자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바 회글 의원은 연간 의정보고서에서 노후화된 독일군의 상황을 지적하며 "국방지출 확대를 위해 마련된 특별 기금 중 지금까지 쓰인 것은 1유로(1천400원)도 없다"라고 말했다.
작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독일에선 자국의 방위력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부각했다.
이에 올라프 숄츠 총리는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그동안 고수해 온 평화주의에서 선회한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독일은 국방지출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수준인 연 예산 2% 수준으로 맞추기로 하고 수년간 집행할 1천억 유로(140조원)의 특별 기금도 조성했다.
그런데 이같은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놓고도 작년 실제로 집행된 것은 한 푼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독일군은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때보다 보유한 것이 적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군의 병영 환경은 처참한 실정"이라며 "병영에는 화장실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샤워실, 인터넷 인프라 등도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대공 방어망과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많이 지원해 왔지만 일각에선 이 때문에 자국의 군대가 보급 부족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최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군의 현대화를 위해 100억 유로(14조원)가 더 필요하다면서 국방 예산 추가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