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규제 강화 움직임 속 美 백악관 경제위원장에 '시선집중'
"직전까지 연준서 규제완화에 경고"…규제 강화시 중심 역할할듯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대응해 규제 강화 방침을 밝힌 가운데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의 향후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SVB 사태의 원인으로 트럼프 정부 때의 규제 완화 문제가 조명을 받는 가운데 브레이너드 위원장이 직전까지 연준에 있으면서 이같은 규제 완화에 반대해왔다는 점에서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2014년 오바마 정부 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임명됐으며 지난해 연준 부의장이 됐다가 지난달 국가경제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연준에서 2018년 이후 지나친 규제 완화에 대해 지속해 경고해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금융 규제를 대폭 강화했으나 트럼프 정부 때인 2018년에 대형 은행을 제외한 중소·지방 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으며 이번에 파산 사태가 발생한 SVB도 규제 완화 대상 중 하나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2019년 연준의 관련 규제 변경시 "향후 금융 안정성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복원력을 감소시키는 것이 은행이나 금융시스템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SVB 규모의 자산을 가진 은행과 관련, "그 정도나 그 이상의 은행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예금보험 기금의 상당한 손실 위험이 초래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2019~2020년 20회 이상 규제 관련 사안에 대해서 반대하거나 기권하기도 했다.
다만 브레이너드 위원장의 규제 완화에 대한 경고는 트럼프 정부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이제 백악관에서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사령탑 위치에 있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규제 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심적 위치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브레이너드 위원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주말 내내 보고하면서 SVB 파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긴급 조치 과정에 관여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정부 당시의 규제 완화를 비판하면서 "난 이런 은행 파산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의회와 금융 당국에 은행 관련 규제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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