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학생 목표 독성 물질 공격 진정세…누적 1만3천명 피해"

입력 2023-03-14 22:48
이란 "여학생 목표 독성 물질 공격 진정세…누적 1만3천명 피해"

공격 관련 100여명 체포…"반체제 단체·외국 언론이 배후"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전역에서 잇따랐던 여학생 목표 '독성 물질' 공격의 발생 빈도가 크게 줄었다고 일간 자메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부가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의 모하마드 호세인 아세파리 위원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 12일 기준 이란 31개 주 가운데 4개 주에서만 독성 공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아세파리 위원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26개 주에서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독성 공격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 처벌을 지시한 후 사례가 급감했다고 아세파리 위원은 설명했다.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300여개 학교에서 학생 1만3천명이 피해를 봤다. 피해 학생 중 100여명은 증상이 심각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과 정보 당국이 붙잡은 공격 관련자는 100여명이다.

검거된 사람 중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포함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파르스주에서 검거된 5명은 경찰 조사에서 "학교와 사회에 혼란을 일으키고, 이슬람공화국의 신성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상조사위는 범인 중 다수가 외국 언론과 반체제 단체와 연관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이슬람 시아파 성지 콤에서 처음 일어난 의문의 '가스 공격'은 테헤란, 아르다빌, 이스파한, 아브하르, 아흐바즈, 마슈하드 등 이란 전역으로 퍼졌다.

피해 학생들은 학교 건물 복도와 교실에서 독성 물질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고, 두통·호흡곤란·메스꺼움·마비 증세를 보였다.

이란 당국은 피해 사례가 처음 보고됐을 때 독성 가스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하면서 겨울철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와 대기 오염이 이상 증세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슷한 피해 사례가 여러 도시에서 이어지자 당국은 지난 2월에서야 의도된 공격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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