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유회준 KAIST 교수 "메모리강국에서 PIM 활성화돼야"
"아날로그형 PIM 중에서 가장 많은 용량을 집적"
(세종=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유회준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14일 인공지능(AI) 연산에서 세계 최고 수준 전력 효율을 구현한 아날로그 PIM(Process in Memory: 지능형 반도체) 개발 배경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메모리 강국임에도 PIM 연구가 대만이나 미국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브리핑에서 국내 최초로 D램 메모리 셀 내부에 연산기를 집적해 인공지능 연산을 수행하는 PIM 반도체 '다이나플라지아(DynaPlasia)'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PIM 반도체는 대부분 디지털 PIM이었지만, 다이나플라지아는 메모리 셀 내부에 직접 연산기를 집적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올라가 저전력 초거대 AI 시대를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다음은 유 교수와 일문일답.
-- 연구 성과를 요약하면.
▲ 기존 AI 연산은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반도체가 떨어져 있어 데이터가 왔다 갔다 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컸다. 이를 하나의 칩 안에서 해결하게 한 것이다. 특히 이 분야는 메모리가 중심이므로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회사에서 리더십을 가져야 함에도 그동안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주도해왔다. 이를 메모리 강국인 우리나라가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2년 전 삼성전자, 작년 SK하이닉스에서 PIM 반도체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PIM 반도체는 궁극적으로 셀 내부에서 연산이 이뤄진다기보다 부근에서 이뤄지는 형태(Process Near Memory)였다. 이번에 개발한 모델은 프로세서가 메모리 안(In)에 있는 구조로서,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학회는 '반도체 설계 올림픽'으로 불리며 반도체 집적회로 관련 학회 중 세계 최대 규모와 높은 권위를 자랑한다.
-- 연구 착수 계기는.
▲ 1990년대 중반에도 한 번 시도했지만, 시장이 열리지 않아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대만 TSMC와 미국 학계를 중심으로 PIM 연구가 매우 활발해졌다. 우리나라가 메모리 강국임에도 PIM 연구가 대만이나 미국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 연구 과정의 장애 요소와 해결 방안은.
▲ D램으로는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며 효율적으로 연산하기 어렵다는 기존 인식을 극복하는 게 어려웠다.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S램과 달리 D램은 데이터를 커패시터라고 하는 데이터 저장 장소에 두지만, 불안정한 값을 갖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완전히 반대로 생각하고 디자인했다. 기존 방식과 달리 D램 셀에서는 최대한 간단한 연산만 정확하게 수행하고 셀을 최대한 작게 만들어 더 많은 메모리를 집적하는 방식으로 성능을 높였다. 그 결과 면적당 처리량을 높이고 아날로그형 PIM 중에서 가장 많은 용량을 집적할 수 있었다.
-- 반도체 분야 경쟁국 업체가 기술을 모방할 가능성은.
▲ 우리로서야 알 수 없다. 다만 특허로 보호받으려 한다.
-- 산학 협력 과정을 소개한다면.
▲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분기마다 회의하는 등 산학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이번에 개발한 반도체 제작도 삼성전자에서 했다. 이들 기업도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날로그 PIM 반도체에 소프트웨어를 올려서 돌릴 수 있는 기반을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부탁해서 지금 준비하고 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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